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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참으로 둔한 우리 남편

나이들수록 조회수 : 5,651
작성일 : 2017-08-28 16:23:21

우리 남편이 전혀 까탈스럽지는 않지만 자기 취향은 확실한 사람이예요.

본인의 기호나 취향에 맞게만 하면 나머지는 모두 덤덤하게 지내고요.

그런데 저는 저 개인적으로나 사회생활에서 사람간의 관계에서도 무척 꼼꼼한 사람인데

이런 제가 봤을 때는 남편이 참 무심하고 둔하기까지 합니다.


어제 남편이랑 등산을 갔는데

등산 시작 전에 남편이 등산화 끈을 조절하고 있을 때 저희 부부 모두 아는 어떤 사람이 보이더라구요.

제가 그분하고 인사하고 있는데 그분이 남편에게도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는데도

전혀 고개를 들지도 않고 끝까지 자기 등산화 끈만 조절하고 있는거에요.

내가 여보.. ** 이분이 말씀하시네.. 이렇게 말해도 묵묵부답..

자기 등산화 끈 다 조이고 매듭을 묶고

두번이나 반복해서 더 조이고 확인 후에야 상체를 들고 아.. 안녕하세요.. 이렇게 인사를 하는거에요.

그 분이 기다린 시간은 15초? 20초? 정도이지만 외면하고 있다가 인사의 답을 듣기에는 먼 시간인건 분명하죠.

어쩌면 이렇게 배려 꽝인지.


또 남편이 제 옆에서 자기 스틱을 조절하면서 그 끝을 내 얼굴에 몇번이나 부딪혔어요.

저는 다른 곳 멍하니 보고 있다가 갑자기 스틱 끝이 내 얼굴을 찔러서

저는 그때마다 휙휙 피하면서 남편에게 또 그런다고 말해줘도, 어? 그랬어? 미안.. 이게 다예요.

고쳐지지를 않아요.

한번은 제 선글라스에 정통으로 맞았는데 정말 제가 참을성이 많아도 참 싫더라고요.

만일 제가 선글라스 안 썼다면 눈에 찔렸을 거예요.

옆에 사람을 1도 생각하지 않아요.

자기가 뭘 하고 싶으면 옆 사람과의 공간이 어찌되는지 상관도 안하더군요.


남편이 자기가 수건으로 땀 닦거나 하고 수건을 자기가 자기 배낭에 넣거나 챙기면 되는건데

내가 뭘 하고 있건 바로 나에게 받으라고 줘요.

아니 눈 뜨고도 내가 뭘 하고 있는거 못 보나요?

그낭 팔을 옆으로 뻗어서 내게 쭉 내미는거예요. 받으라고.

내가 나 지금 이거 하고 있어서 못 받아. 당신이 당신 배낭에 넣어... 이렇게 말해야 응.. 그렇구나.. 이럽니다.


제가 어제부터 등산하고나서 사우나 간다고 갈아입을 옷 미리 챙기라고 그랬거든요.

등산후에 차에 등산배낭은 두고 갈아입을 옷만 챙겨서 사우나 가려는데

남편이 자기 배낭에서 옷가지를 주섬주섬 들더니 나보고 그거 넣을 작은 가방을 달랍니다.

내가 지금 가방이 어디 있냐고, 필요하면 집에서 떠나기 전에 말하지 그랬냐고 했죠.

내복이니 양말이니 주섬주섬 들고 사우나 어떻게 가냐고 묻네요.

제가 간식 넣어두었던 검은 봉지를 비우고 거기에 넣어서 가라고 했어요.


원래 그렇게 약간 답답한 구석이 있었는데 나이 들면서 더 심해진거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뭐 결정적으로 크나큰 단점이라고 하기엔 뭐하고요..

그냥 함께 하는 일상은 매우 피곤하고요.

이 남자를 어찌 고쳐서 살아야할지 암담합니다.

IP : 112.186.xxx.156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8.28 4:35 PM (110.70.xxx.198)

    아휴~~같이 일하는 직장동료들도 힘들겠다
    선천적으로 뭔가 감각 하나가 마비된거같은데요..

  • 2. 그맘
    '17.8.28 4:37 PM (211.36.xxx.73)

    사회성 제로

  • 3. 정말
    '17.8.28 4:38 PM (112.186.xxx.156)

    큰일입니다..ㅠ ㅠ

  • 4. 남편이
    '17.8.28 4:41 PM (175.223.xxx.109) - 삭제된댓글

    남의 눈치 볼일없이 편하게? 살았나봐요 ㅎ
    그정도 눈치면 사람들에게 미움받을수도 있었을거 같은데 안고쳐지는거보면...

  • 5.
    '17.8.28 4:48 PM (211.114.xxx.77)

    죄송한데 저에겐 크나큰 단점이라... 저라면 못견디고 연애때 이미 안만났을것 같아요.
    원글님 대단하세요.
    남편이 사회성이 너무 너무 부족하시네요. 그리고 그런걸로 본인이 불편한걸 느껴봐야할텐데.
    다 맞춰주는 사람만 만나셨나봐요. 본인은 행복한거죠.

  • 6. ㅁㅁㅁㅁ
    '17.8.28 4:50 PM (115.136.xxx.12)

    제 남편이 거기 가 있네요?
    나름 심성은 착해?서 저 사람과 싸우면 저만 나쁜사람 된답니다

  • 7. ㅁㅁㅁㅁ
    '17.8.28 4:52 PM (115.136.xxx.12)

    회사일은 잘하고있는건지 항상 의문이에요

  • 8. 어우.........
    '17.8.28 4:53 PM (58.226.xxx.252)

    원글님 답답해서 어째요..........ㅠㅠ

    제가 다 속이 터지네요......ㅠㅠ

  • 9. 네..
    '17.8.28 4:54 PM (112.186.xxx.156)

    심성이 착한 편인것도 맞고요, 사회생활에서 남의 눈치 볼 필요없이 편했던 것도 맞아요.
    그래서 이 모양 이꼴이 된 거 같아요.
    근데 제가 보기엔 자기 몫 챙기는 건 또 하나도 못해요.
    울 남편은 내가 보기엔 늘 손해보는 입장이더라구요.
    여러가지로 참 모자라다고 할 수도 있고 짠하다고도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ㅠ ㅠ

  • 10. ㅇㅇ
    '17.8.28 5:14 PM (116.37.xxx.240) - 삭제된댓글

    쓰알데 없는 남자들이 엄청 많은듯..

    본인은 엄청 행복할듯.. 오래 살고.

  • 11. ..
    '17.8.28 5:21 PM (115.41.xxx.102)

    님이 그래도 잘 맞춰주며 살아오신듯 싶네요
    그러니까 문제인식도 못하고 변화의 필요성도 못느끼고..
    그렇지만 저런점 제외하고는 괜찮은 부분이 많이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남편이 님을 많이 의지하시는거 같아요

  • 12. . .
    '17.8.28 5:45 PM (222.234.xxx.19)

    성인 ADHD가 아닌가 살짝 의심이 듭니다.
    울 남편도 약간 그런끼가 있거든요

  • 13. 그건 아닌거 같아요
    '17.8.28 5:58 PM (112.186.xxx.156)

    성인 adhd 는 아니예요.
    오히려 우리 남편은 자신이 뭘 하려고 하면 그것만 생각하고 그것을 종결하기 전에는 다른 걸 못해요.
    저는 타고난 멀티플레이어여서 이거하면서 저거도 하고 또 그거 준비를 동시에 하는데
    우리 남편은 자기가 등산화 끈 묶는 것을 매듭짓고 그것이 잘 되었는지 확인하기 전에는
    다른 사람과 인사를 할 수도 없는 사람인거죠.
    그리고 우리 남편은 일에서의 집중도가 높고 어느 정도는 워커홀릭입니다.
    집에서도 어떨 땐 멍때리고 있는 것 같으면서 뭔가 메모를 하고 있는데
    그게 자기 일에서의 큰 설계를 그리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전혀 충동적이지 않고 행동과잉도 없어요.

  • 14. 에구
    '17.8.28 6:04 PM (121.188.xxx.236)

    저런사람과 살면 옆사람이 속 터지죠...본인은 힘들지 않죠...저도 저런사람 알아요...나쁜사람은 절대 아닌데 대하기 힘든 사람이죠..어쩝니까 고치기 힘든 그사람 모습입니다

  • 15. ....
    '17.8.28 6:04 PM (114.204.xxx.212)

    아들이 그래도 속터지겠어요
    멀티랑은 다른거에요 남에 대한 배려지요

  • 16.
    '17.8.28 6:13 PM (211.114.xxx.59)

    속터지실듯

  • 17. 밥먹다가
    '17.8.28 6:16 PM (182.231.xxx.100) - 삭제된댓글

    결정적 한방이 차라리 낫죠. 그걸 핑계로 안보면되는데 자런 식의 자잘한 건 쌓이면 상대방 속터져요.
    그렇다고 그런걸로 성 내자니 무게감이 좀 모자른것 같고.

  • 18. ㅁㅁㅁㅁ
    '17.8.28 6:36 PM (115.136.xxx.12)

    아까도 제남편이랑 비슷하다 했는데 밑의 댓글 보니 정말 비슷하네요
    맞아요 워커홀릭이고 멍때리고 있는게 알고보면 종일 머릿속에서 일 생각이에요

  • 19. 진심 궁금하네요. 병명은 붙일 수 없지만
    '17.8.28 6:41 PM (125.238.xxx.111) - 삭제된댓글

    답답한 사람들. ADHD도 이런 병명을 붙여주는 바람에 너도나도 이 병이라고, 특히 애들때부터 이거라고 진단 받아서 허구한날 약 먹이고 있잖아요. 별거 가지고 이젠 다 ADHD라고 한다고...차분한 ADHD도 있어요. 흔히 생각하는 정신없는 쪽과 반대인.

  • 20. op....
    '17.8.28 6:44 PM (210.90.xxx.204)

    배려를 안하는게 아니고 그냥 그런부분에 대한 머리 회로가 없는거예요. 본인이 불편해야 고친다 하는데 일단 본인이 전혀 불편하지 않고요 고칠래야 고칠 수가 없어요 타고난거거든요. 노래 잘하는 사람 있고 다른 사람 기분 잘 알아채는 사람 있듯이 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머리회로가 없는 대신 다른 거- 큰 그림 그리고 일하는 통찰력 같은게 있는거죠.. 같이 사는 사람 속이 좀 많이 터지는데... 어쩌겠어요 그런 사람을 고른것을. 그러려니 하고 데리고 살아야죠..

  • 21. 병은 아니예요.
    '17.8.28 7:14 PM (183.99.xxx.39)

    그냥 장점이 단점인거지요...
    우리 남편은 자신이 뭘 하려고 하면 그것만 생각하고 그것을 종결하기 전에는 다른 걸 못해요---집중력이 대단한거지요..아마 직장에서 오래 살아남을 가능성이 커요.자신의 분야에서 독보적위치까지 갈수도 있구요..

    사람마다 다른거예요. 동전의 양면처럼 잘하는게 다른 측면에서 보면 단점인거예요...원글님은 멀티는 되지만 한분야에 집중력은 아마 떨어질수도 있을거예요...

    제가 조금 살아보니,,,,뭐 인생에서 다 잘할필요는 없는거 같아요.불가능할지도 모르구요...

    원글님은 사람과 사람사이에 소통을 중시하기때문에 15-20초가 너무나 안타까웠겠지만,,,뭐 따지고 보면 그게 뭐 중요하겠습니까???

    이나이가 되니,,,그냥 그 사람 그대로 봐 ~~지네요...너무 치명적이 실수만 아니라면요.

  • 22. 병은 아니예요.
    '17.8.28 7:17 PM (183.99.xxx.39)

    이런 타입은 adhd보다 구지 병으로 따진다면 조현병으로 갈 가능성이 더 높답니다.

  • 23. //
    '17.8.28 9:46 PM (219.255.xxx.212)

    지능이 약간 떨어지는 것 아닌가요?
    사회성 부족이라기보다 경계성 지능같아요

  • 24. 어떤 직업이 이럴 수 있나요?
    '17.8.29 6:07 AM (125.238.xxx.111) - 삭제된댓글

    "사회생활에서 남의 눈치 볼 필요없이 편했던 것도 맞아요"
    궁금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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