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요양원계시다가신 할머니 이야기.

dydid 조회수 : 3,856
작성일 : 2017-03-27 19:20:07
저희 엄마는 정말 극악한 시집살이의 피해자였습니다. 아들이 하나 더 있었지만 그쪽며느리도 당할만큼당해서 친엄마와도 절연하다시피했고,
아빠를 포함 주변 그 누구도 우리 엄마한테 모시란 말 못했고, 우리 고모들(시누이들)또한 모실생각없었습니다.

70대 후반에 가벼운 뇌졸증으로 쓰러지신것이 2000년대 초반..
바로 요양병원에 모셔졌는데, 정말 천운으로 저희들 사는 시내에 있는 곳이었습니다.
다행히 고모들이 최소 일주일에 한번 이상 꼭 가봤고,
저희 아버지도 징글징글한 엄마였지만 일주일 혹은 2주일에 한번씩가서 사식(저희 엄마가 만드신) 만들어서 넣어드리고,
갈때마다 간병인분들과 간호사들 간식에,
명절때면 선물이나 봉투등으로 인사도 자주 드리고 했었어요.

저희엄마가 요양원에 지갑을 두고 나온적도 있었는데, 그날 저녁으로 연락이 와서 찾기도 했었으니... 일하시는 분들이 기본 양심은 있었던 분들이었던 것같아요..
베스트 글을 보니 얼마나 운이 좋았던 것인가 생각해봅니다.

그 덕이 컸던 것인지,
정말 세상 모질고 독한 할머니의 성정 탓인지,... (혹시 이런 부분이 환자신분이었지만, 요양병원 직원분들이 함부로 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혼자 생각도 해봅니다.)
그 이후로도 14년,, 대부분의 시간을 가느다란 의식을 가진채였지만 잘 지내셨어요.
제가 어쩌다 한번 가기도 했는데, 잘 알아 보셨고요.
고맙단 소리도 하셧고. ...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시고 난후에도 그간 다들 수고가 많앗고, 고생을 해서인지 아무도 울지 않았구요. 다들 그래도 입관때는 울었지만... 저를 그렇게나 예뻐하셨는데, 전혀 눈물도 안나더라고요... 하도 온가족을 고생시킨걸 눈으로 봐서인지..

베스트글을 보고 생각이 나서 써봅니다...
정말 잠잠해질만하면 한번씩 나타나서 우리집을 뒤집어 놓던 할머니였는데.....
말년복 하나는 있었던 것같아요....

IP : 86.245.xxx.4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징그러
    '17.3.27 7:24 PM (175.223.xxx.98) - 삭제된댓글

    자식들 액기스를 쪽 뽑아드시고 간거네요
    지옥 갔을듯
    님네 어머니는 천당 가실듯

  • 2. 뭐야
    '17.3.27 7:34 PM (211.246.xxx.20)

    베스트글 복사판인듯...

  • 3. 죽는 복
    '17.3.27 7:36 PM (125.176.xxx.13) - 삭제된댓글

    저희 할머니는 자다가 일어나셔서 아프시다길래 소방소에 전화해서 출동하는 사이에 돌아가시저라구요
    복받으셨다고 다들 난리도 아니었어요
    팔순까지 사셨으니 말이죠
    실은 친정 엄마 복이셨던것 같아요
    뒷수발 안하고 .... 모신고 산 세월만 효부인셈이죠

  • 4. ...
    '17.3.27 7:45 PM (222.232.xxx.179)

    저희 할머니도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섰는데
    저희는 이틀에 한번꼴로 아빠 엄마 고모 작은아빠들이 드나들었어요
    주말에는 보통 두번이상..
    엄마가 병원서 우리집식구들처럼 오는집 없다고 했다더라구요
    일주일마다 가족 회비에서 간호사들 간식ㅡ주로 과일ㅡ박스채로 들여보냈구요
    엄마 말이 가족들이 잘 안오는사람들은 아무래도 간호사들이 소홀해질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구요
    저희 할머니는 잘 계시다가 돌아가셨어요

  • 5. 외할머니.
    '17.3.27 8:13 PM (125.180.xxx.160) - 삭제된댓글

    요양원 조선족 요양사들이 추운 계절에 찬물로 막무가내 샤워시키고 보온 안 해 주어 급성폐렴으로 돌아가셨습니다.

  • 6. ..
    '17.3.28 8:22 AM (210.178.xxx.234)

    위에 외할머니님... 혹시 오해실지도 몰라요.
    저도 몇달전에 급성폐렴후 계속되는 폐렴증상으로 입퇴원 반복하시다 돌아가신 어르신땜에 요양원에서 관리 허술하게 한다고 원망했었는데요. 그렇다면 다른 분들은 왜 다 멀쩡한건지 의문이어서 더 알아보니 흡인성 폐렴이라고 음식섭취기능이 떨어지시면 음식이 기도로 넘어가서 그게 폐까지 가서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대요. 요양원에서 보호사들이 할머니들 음식 드실때 지켜보며 조심시키는 걸 본적이 있는데 그래서였나봐요. 치매가 깊어지면 음식물 넘기는것도 잊는대요.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72573 23 아이덴티디 대단하네요(스포 있음) 2 .. 2017/04/09 1,730
672572 그냥 진정 하자고요 19 .... 2017/04/09 836
672571 경선끝나고 양념발언 이후로 대선 끝난겁니다 49 경선에서 2017/04/09 1,689
672570 수개표는?) 달래가 많아요 7 ㅇㅇ 2017/04/09 549
672569 샤넬 터키쉬블루 컬러요... 1 콜록콜록 2017/04/09 1,183
672568 70대 친정부모님 설득 성공 쉽네요 13 의외로 2017/04/09 2,709
672567 시민의 눈 가입했어요 18 .. 2017/04/09 813
672566 대통령후보와 청소부 아줌마 2 고딩맘 2017/04/09 892
672565 문재인과 안철수는 똑같은 적폐 6 ㄴㄴㄴㄴ 2017/04/09 528
672564 노인들이 지지하면 다 이기더라구요.. 19 ㅇㅇㅇ 2017/04/09 1,799
672563 중년배우중에 진짜 연기못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88 중년배우 2017/04/09 14,930
672562 5자대결 안철수 36.8% vs 문재인 32.7% 29 문할배아웃 2017/04/09 1,382
672561 잦은 외식도 생리불순의 이유가 되나요? 7 ㅁㅁ 2017/04/09 1,675
672560 ‘한겨레가 문재인 싫어한다’는 여론에 문재인 답변은 39 고딩맘 2017/04/09 2,569
672559 마취가 좋으신 분 11 ㄹㄹ 2017/04/09 1,724
672558 베이지 바지 위에 코디 부탁드려요. 5 알려주세요... 2017/04/09 1,789
672557 김영애씨 죽음 삶이 허망하네요 25 허망하다 2017/04/09 17,868
672556 우와 진짜 다음화면에 떠있는것도 안철수 이긴거 12 ㅇㅇㅇ 2017/04/09 1,467
672555 카톡에 jtbc 대선자문단 검색해서 4 기린905 2017/04/09 958
672554 불광동 쪽 살기어떤가요 6 산과물 2017/04/09 3,475
672553 국민을 우습게 보는 언론... 12 드러 2017/04/09 1,016
672552 가끔 보면 엄마랑 딸이 100% 외모가 닮은 경우가 있어서..... 11 ,, 2017/04/09 3,826
672551 자유수영 몇바퀴 도시나요? 50분간 6 조언 2017/04/09 4,290
672550 도대체 안철수는 왜? 39 .... 2017/04/09 2,247
672549 아파트 주차장에서 누가 차를 긁고 도망갔는데요 5 Dd 2017/04/09 1,6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