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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애 '마지막 인터뷰' 공개

중앙일보 조회수 : 765
작성일 : 2017-01-24 14:41:28
http://news.joins.com/article/21148892

8년 만에 공개된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인터뷰’는 2008년 12월 8일 이뤄졌다. 퇴임한 지 약 10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그로부터 5개월 후 그가 서거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호주국립대 김형아 교수가 노 전 대통령 고향 봉하마을을 방문해 그의 서재에서 3시간 반 동안 인터뷰했다. 이를 김 교수가 최근 학술지 <저널 오브 컨템퍼러리 아시아(Journal of Contemporary Asia)> 온라인판에 영문으로 게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인터뷰와 한국에서의 노무현 현상(President Roh Moo-Hyun‘s Last Interview and the Roh Moo-Hyun Phenomenon in South Korea)’이라는 제목의 평론 속에 일문일답 인터뷰가 포함돼 있다. 전체 25쪽 중 17쪽이 일문일답이다.

[출처: 중앙일보] [월간중앙 2월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애 '마지막 인터뷰' 공개
http://news.joins.com/article/21148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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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시작전권 환수추진과 작계 전환 반대

노:  ‘개념계획 5029(Concept Plan 5029)’를 ‘작전계획 5029(Operations Plan 5029)’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 우리는 분명하게 반대했습니다. (…) 작전계획 5029는 전쟁상황을 위한 것이며, 미국이 지휘권을 가집니다. 그러므로 저는 한국이 전시작 전지휘권(Wartime Operational Control- OPCON)을 회복하기를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미국은 처음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결국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였습니다.

김: 미국이 양보한 것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무엇인가요?

노:  전략적 유연성과 ‘개념계획 5029’의 폐기를 들 수 있습니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불가피하게 여러 가지 기복이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의 입장을 매우 존중했습니다. 대신 우리는 이라크에 군대를 파견했습니다.

김: 왜 미국이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생각하십니까?

노:  만약 미국이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한국에서 반미운동이 시작됐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처음에 OPCON으로 돌아가기를 요청했을 때, 미국은 처음에는 반대하다, 나중에 동의했습니다. 이것은 한국인의 자존심과 연결된 중요한 문제이자 정치적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원인으로 본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이 ‘예스(yes)’ 한 것입니다. (…) 작전상황을 우리가 통제하는 것은 남한·북한·중국 사이의 관계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지닙니다.

한미간의 실용주의 노선선택하고 미국과는 특별한 갈등없었다

노:  양국 정부가 타협했을 때, 미국에서 어떤 사람들은 다르게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 내 혹은 정부 주변의 강경파나 네오콘들이 특히 항상 합의된 것과 다르게 말했습니다. 그러면 한국의 우파일간지가 이것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갈등을 부채질했습니다. 우리도 또한 미사일방어체계(MD)와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을 끝까지 거부했습니다. 이 두 가지에 대해 우리의 입장은 확고했습니다. 반면 한미 양국 정부는 우호적으로 동의한 것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부 주변의) 불만족스러운 사람들은 양국 정부의 관계가 나빴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미국이 이명박정부에게 만족한다는것은 한국에겐 손실이 많다는걸 의미

노: 미국이 [이명박 정부에] 매우 만족한다는 사실은 한국이 많은 것을 잃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첫째, 한국이 현 관계에서 미국과 갈등을 일으킬 것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해 노무현 정부의 입장과 미국의 입장은 결국 일치했습니다. 조금 차이가 있었겠지만, 미국은 본질적으로 대북 화해정책으로 돌아섰습니다. 북·미관계가 순조로울 때 한국 정부가 할 일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서울이 워싱턴과 갈등할 이유가 없습니다. 더욱이 서울은 현재 북·미관계에서 워싱턴을 지지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이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기 때문이고, 미국은 이에 대해 좋게 생각합니다.


북미관계가 해결되면 남북관계도 해결될것

노:  북·미관계가 해결되면 남북관계도 해결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 가서 남한은 그동안 해왔던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고자 한다면 남한은 북한의 요구를 더 많이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결국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겠지만 돌아오는 것은 훨씬 적을 수 있습니다. 현재 남북관계가 점점 움츠러들고 있다는 것이 걱정입니다. 남북 간 채널이 하나둘 잇따라 막히고 있습니다. 그중 어떤 것들은 쉽게 회복될 수있습니다. 예컨대, 금강산관광은 쉽게 재개할 수 있습니다. 다른 관광사업들도 회복될 것입니다.

하지만 개성공단 같은 사업은 한번 닫히면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북한은 현재 위험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 원인제공을 했든 남북관계는 양쪽 모두의 엄격하고 거친 외교방식으로 인해 빠르게 악화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회복될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회복되지 못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정부 간 신뢰가 중요합니다. 개성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들이 남북관계를 불신하고 북한의 태도를 불신한다면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이익을 내는 견고한 회사들은 돌아가지 않을것입니다. (…) 북한이 경제를 회복하는 데 실패하거나 위기에 직면하게 되면 이는 남한의 부담이 될 것입니다. 북한의 개방은 한국경제에 가장 이로운 상황입니다. 중요한 것 은 북한이 개방했을 때 누가 먼저 기회를 잡을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미국의 북한에 대해 강경하고 거친외교는 실패했다.  
무엇보다 남북간의 신뢰외교가 중요하다

노:  바로 햇볕정책입니다. 문제가 있더라도 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참고 기다리고 양보하며 신뢰를 쌓는 것입니다. 그것이 모든 외교의 열쇠입니다. 적성국에 대한 강경한 외교는 부시 행정부의 8년 동안의 강경한 외교정책은 실패했습니다. 미국은 강경하게 나왔고, 남은 것은 미국의 리더십 손상, 오직 손실뿐이었습니다. 외교에서는 어떤 거친 것도 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많이 참았고, 신뢰를 쌓기 위해 많은 것을 양보했습니다. 신뢰가 핵심입니다. 남북관계에서 제 목표는 북한이 남한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을 때까지 그들을 압박하는 것입니다. 남북교류에서 신뢰가 형성돼야 비로소 북한은 남한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을 것입니다.

참여정부 4년은 민주주주의 위기가 아닌 기득권의 위기.. 
중도실용주의노선 선택하자 진보진영에게도 공격받아..

노:   저도 그 점에 대해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민주주의 발전의 목표치가 너무 높았던 것일 수 있겠죠. 보수들은 실제로 위기를 느꼈을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위기가 아니라 보수적 가치와 기득권에 대한 위기감. 그들은 보수주의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피해를 받았다고 여길 것입니다. 보수적 가치가 위기에 직면했고, 그래서 그들의 기득권이 위협을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기득권에 대한 위협은 진보적 이데올로기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진보로 인한 사회의 투명성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좌파 때문에 위협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 저는 진보진영이 세 가지 중요한 중첩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식의 강자독식사회보다는 
유럽식의 약자와의 공존의 모색이 바람직하다고 생각

노: 꿈이 있는 유럽인들이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그들은 성공을 위해 미국으로 갔고, 미국이 여전히 기회의 땅이며 세계질서를 주도한다고 여깁니다. 강자의 논리가 끊임없이 성공 신화를 추구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또한 미국이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습니다. 미국은 모두가 행복을 공유할 수 있는 통합사회로 나아가고 있는가? 미국은 성공하지 않은 사람들이 조화롭게 살 수 있는 비전이 있는가? 세계 사람들이 모두 미국인들처럼많이 소비하는 것이 옳은가? 미국은 이러한 문제들을 다루려 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주먹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일방주의가 세계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지 질문하는데 미국은 이에 대해 대답할 수 없습니다. 미국이 하는 것이라고는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세금을 줄이고, 시장이 결정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입니다. (…) 반면 유럽은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유럽연합(EU)이 하나의 실례입니다. 인류의 공존혹은 지속가능한 공존사회의 지혜라는 관점에서 볼 때, 유럽은 지구에서 인류의 생존을 지속하기 위한 대안을 열심히 찾으면서 동시에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공존하고 있습니다. (…) 아시아, 특히 동북아에서 한국·중국·일본은 유럽이 추구하는 이슈들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습니다.


노: 중국과 일본이 헤게모니 다툼을 벌이면 한국은 심각한 곤경에 빠지게 됩니다. 한국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입장이어야 합니다. 한국은 동북아의 평화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주도해야 합니다. 일본과 중국이 군비경쟁을 할 때, 한국이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게 여겨져서는 안 됩니다. 우리도 중요한 독립체가 되어야 합니다. 조선 왕조(1392~1897) 말기에 그들은 서로 싸웠고, 그들에게 한국의 의지는 존재하지 않았고, 설사 존재했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똑같은 일이 미래에 발생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선택이 무게가 있어야 합니다.

반미노선 표방한적 없었다.

저는 반미 노선을 표방한 적이 결코 없습니다. 반미주의자인 것처럼 많은 비난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반미주의는 그냥 반미주의일 뿐이다. 왜 그것이 문제인가?”라고 말했을 뿐입니다. 그 외에는 한 번도 반미주의자 입장 같은 것을 말한 적이 없습니다. 미선·효순양 사건으로 전국적으로 촛불시위가 벌어졌을 때 이회창[신한국당 대통령 후보]은 거기에 갔습니다. 저는 가지 않았습니다. 미국에 가지 않았다고 해서 엄청난 조롱을 받았습니다.

조롱은 너무 강력해서 캠프 안에서도 미국을 방문하지 않으면 대선에서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그것이 당시의 지배적 분위기였고, 국내 언론들 또한 이에 대해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그들은 제가 반미주의이기 때문에 미국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항공요금 혹은 비행기 티켓이 없었고, 사실은 미국에 가야 할 일이 없었습니다. 누구도 초대하지 않았고, 그래서 간 적이 없을 뿐입니다. (웃음)

[출처: 중앙일보] [전문] 노무현이 말하다…그의 정치적 신념과 한국 민주주의


IP : 222.233.xxx.2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7.1.24 3:09 PM (110.70.xxx.110)

    감사합니다
    두고두고 읽을게요

  • 2. 꿈꾸며~
    '17.1.24 3:13 PM (163.125.xxx.33)

    감사합니다.
    너무너무 그립고 생각납니다.

  • 3. 천천히
    '17.1.24 3:50 PM (175.223.xxx.12)

    읽어 볼께요. 감사합니다.

  • 4. ....
    '17.1.24 5:03 PM (182.222.xxx.194)

    진정한 대통령....
    당신을 잃은 댓가가 너무도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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