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콜센터 상담사예요... 오늘 어떤 부부이야기

반성 조회수 : 4,087
작성일 : 2017-01-20 00:25:24
콜센터 상담사예요. 9년차....
오늘, 상담하면서 겪은일입니다.
대체적으로 경상도 사시는분들은 억양이 세고, 급하신분들이 많아요.
(저역시 경상도 출신이긴 하지만...ㅋ)

이분은 경상도 사시는 50대 남자분이셨는데,
말씀을 참 조근조근 하시고, 제가 설명할때도 귀기울여 들어주시더라구요.
20분여정도 상담하면서, 친절히 설명해줘서 고맙다고
건강하란 덕담도 남겨주시길래 참 인상깊었죠.

곧이어 배우자분과 통화를 했어야했는데
전화를 안받으시더라구요.
기다리다 6시쯤 확인 전화를 드렸는데,
아주 발랄한 목소리로 전화 못받아서 미안하다고...
통화내내 경쾌한 목소리로 대답해주셨어요.
배우자분도 마지막엔 건강하라시며....

뭐 별거없는 상담이었지만,
오늘 그 두분 생각하니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나도 저렇게 긍정적으로 살아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업무가 돈과 관계된 일이다보니
최대한 늦추시는분들이 많으신데,
이분들은 여러번 전화하기 힘들지 않겠냐며 바로 처리해주시니
넘 고맙기도 했고,
목소리와 말투에서 예의가 느껴지더라구요.

나도 과연 저나이에 저런 느낌을 줄 수 있을까 반성하게되고,
좀더 세상을 잘 살아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업적으로 하는일이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진심이 담긴 상담을 해야겠습니다.
뭔가 많이 반성하게되고 기대하게되고 뭐 그런맘이네요....
IP : 125.180.xxx.13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추운날
    '17.1.20 12:40 AM (98.29.xxx.181)

    ㅇㄱ님 고맙습니다.
    저도 내자신을 돌아 보게 되네요.
    생활에 쫒기다 보면 상대를 배려하기 보다는 내꺼 내꺼 하면서 무례해지기 쉬운데 귀한분들을 만나셨네요.

    ㅇㄱ님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거 배웠으니까 우리도 배운데로 살아봅시다.
    건강하세요.

  • 2. ㅇㅇ
    '17.1.20 12:50 AM (121.168.xxx.41) - 삭제된댓글

    다음달부터 상담사 일 시작해요..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는데
    원글님 글 읽으면서 인간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모든 사람에 대해 애정을 갖기에는 제 그릇이 좁고
    사람에 대해 관찰하는 기분으로 일을 하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
    바람직한 생각인가요? ^^

  • 3. rolrol
    '17.1.20 12:55 AM (59.30.xxx.239) - 삭제된댓글

    가끔 상담하시는 분들과 통화하다보면 별거 아닌 말에도 매우 고마워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듣고 난 내용에 대해서 이해한 바를 확인해보고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 지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하시죠
    이해받는다는 느낌 하나만으로 고마워하시는 분위기가 전화기 너머로 전해질 때
    왠지 저도 미안해집니다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상담원분의 말끝에 그 한 마디 더 해드리는 것으로
    이분이 이전에 혹시라도 받았을 불쾌한 통화의 기억을 상쇄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죠
    원글님 반성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반성대신 지금 하시는 일에 보람과 자긍심을 더 채우시면 되겠습니다
    원글님의 일도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중요한 일이었고 그래서 고마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45347 이 기사...저만 웃긴가요? 8 웃프다. 2017/01/26 2,171
645346 오징어 요리 팁좀 주세요...아기음식 4 아기 2017/01/26 732
645345 홍상수 영화 예고편 7 .. 2017/01/26 2,524
645344 홈쇼핌 루테인약 초6학년 먹여도될까요 2 .. 2017/01/26 889
645343 회사소속 과외 연말정산되나요? 09 2017/01/26 347
645342 문재인 지지율 갱신했나요?? 5 분탕치자~~.. 2017/01/26 780
645341 검사가 삼족을 멸한다했다는 최순실주장에 대한 특검반응 19 dd 2017/01/26 4,219
645340 올리버스톤, "오바마는 악마, 나는 그가 두렵다&quo.. 6 악마오바마 2017/01/26 2,596
645339 동교동계 권노갑고문등 고문단, 안철수 지지선언-안철수대통령 당선.. 13 dd 2017/01/26 809
645338 문재인 말귀 못알아듣고 동문서답 ㅋㅋㅋ 39 ㅇㅇ 2017/01/26 4,516
645337 학원비 현금영수증 연말정산 질문이요 6 ... 2017/01/26 4,422
645336 유산균만 복용하면 변비가 걸려요 6 유산균 2017/01/26 2,517
645335 ktx 발권 취소햇는데 환불은 바로 안해주나요 2 ,,, 2017/01/26 939
645334 이 시국에 김완선... 14 라일락84 2017/01/26 5,556
645333 새우전 예쁘게 하는 법 좀 3 어이쿠 2017/01/26 1,473
645332 어제 한끼줍쇼 보다 김수미씨 레알 무서웠네요 5 플로랑스 2017/01/26 6,669
645331 하필 명절앞두고 아프네요. 11 ㅇㅇ 2017/01/26 1,830
645330 한살엄마 육아우울증 극복법 좀 공유해주세여 5 풀빵 2017/01/26 1,146
645329 80일 아기 4시간 갈까요 말까요. 28 고민 2017/01/26 3,305
645328 영화 제목 아시는 분, 배경은 2차대전 독일가정집 5 ........ 2017/01/26 893
645327 "근처에 女교도관도 대기"…특검 '최순실에 폭.. 3 특검믿음 2017/01/26 1,658
645326 실비보험 2 가을햇살 2017/01/26 629
645325 문재인, 朴 대통령 인터뷰에 "거꾸로 가고 있어 안타깝.. 그러게요 2017/01/26 633
645324 지금 롱패딩사서 많이 입어질까요?? 9 12222 2017/01/26 4,859
645323 명절 전날..부모랑 인연 끊었어요 5 ,,, 2017/01/26 5,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