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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집을 나갔어요 ㅠㅠ

남편이 조회수 : 2,898
작성일 : 2016-02-29 23:29:31
제가 나가라고 해서 나간 거긴 하지만 해도해도 너무 했다 싶어서요. 어쩌면 좋을지 듣고 조언 좀 해 주세요.

일단 남편은 저보다 열 다섯살이 많고 몸이 안 좋아요. 어디 아픈데가 있다는 게 아니라 항상 기력이 부족하고 잠을 많이 자요. 저녁때나 주말에 부부가 재밌는 데이트나 외출 같은 걸 해 본 게 언젠지 기억도 안 나고 성생활 못한지는 4년이상 됐고요.
게다가 실직을 해서 제가 가장 역할을 한지 일년 좀 넘었어요. 스펙은 좋은데 게을러서 직장을 쉽게 잡아도 붙어있질 못해요. 내가 이런 사람인데 이런 일까지 해야하나 라는 태도로 일을 하니 어떤 동료가 좋아하겠어요. 제가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와도 자기 먹은 설거지 한 번 해 놓는 법이 없어요. 짐안일은 자기 하고 싶은 것만 일주일에 한 번쯤 해요. 예를들어 요리책보고 희안한 요리 해 보는 일. 그 뒤에 폭탄맞은 부엌 청소는 당연히 요리 얻어먹은 제 몫이고요. 모아놓은 돈은 없고 빚만 가득한 채로 결혼했는데 저희 친정에서 집도 사주고 차도 해주고 현금도 많이 주셔서 빚도 거의 다 갚았어요. 고맙다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시댁어른들은 남편의 결점들을 잘 아시지만 절대 아들한테 뭐라 안 하세요. 말 한다고 달라질 것도 아니고 우리도 속상하다 뭐 그런 식이세요. 저에게도 처음엔 좀 고마워 하셨는데 이제는 배째라 갈라서고 싶음 니 맘대로 해라, 그런 편이시고요.

제 잘못이 크죠. 남녀간의 평등한 관계는 경제평등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했어요. 여태껏 남편 월급봉투 한 번 본 적 없고 알려달라고도 안 하고 각자 알아서 기여하면서 잘 살자, 집도 우리 부모님이 해 주셔도 당연히 부부니까 공동명의로 하고 항상 왠지 부족한 그 사람이 안쓰러워서 제가 더 쓰고 더 내고 휴가 비용도 됐다, 이것도 다 내가 쏠게 하고 점점 눈덩이 같이 불평등한 관계가 늘다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잘 해주면 고마워할 줄 알았는데 그야말로 호구로 아네요. 이혼말고는 답이 없을까요.  아이는 어리고 아빠 따르는데 아이 마음에 상처주기 싫어서 뭔가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하게 되네요.    
IP : 74.69.xxx.5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없어요
    '16.2.29 11:34 PM (27.124.xxx.191)

    지도 집나간거 보면..답답한거 업센요.
    참 딸낳기 무서운 세상이에요.
    경제력도 없어요..이혼녀 꼬리 자식 달린거 하나에 저리 남자들 나오니...
    저도 제 딸이 이렇다면 여기 처럼 손쉽게 이혼하란말 못해요.
    자식 달리니....
    참 이런데 ...다들 딸이 더 좋나요?
    시댁 너무 배짱좋네요.
    아들이 쥐뿔도 없는데 손자는 며느리가 키울꺼고..더이상 굽신대지 않에ㅛ.
    우리 시모도 그랬어요.
    형님에게 미안하다 ..손자는 내 키우거나 니가 데려가도 좋다..했지요.
    형님 밤같은 아들 둘 버리지 못해 결국 이혼못했어요.
    이혼 쉽지 않아요.아직

  • 2. ㅁㅁ
    '16.2.29 11:41 PM (175.193.xxx.52) - 삭제된댓글

    그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었던건데
    님이 변한거죠
    시집식구들이 굽신거려야할이유는 없죠

    억지로 살아달라고 갖다맡긴거아닐테니

    이제 그만 버릴지
    그럼에도 그냥살지 역시 님 몫인거구요

  • 3. ...
    '16.2.29 11:49 PM (180.229.xxx.146) - 삭제된댓글

    둘이 좋아 결혼했는데 왜 부모가 굽신거려야 하죠? 결혼은 독립이고 시댁은 남이라면서요

  • 4. 부모가
    '16.2.29 11:55 PM (74.69.xxx.51)

    굽신거린다는 얘기가 어디서 나온 건지요.
    저희 친정부모님은 딸이 고생할까봐 바리바리 싸주십니다. 굽신거리는 건 아니지만 그럴 필요 없는 데도 많이 주시지요. 시부모님은 주실 능력이 되지도 않고 저희가 바라지도 않지만, 적어도 남편의 그런 부족한 점들을 잘 아시면 뭐라고 따끔하게 충고라고 해 주실줄 알았어요. 남편이 몇년전 금융사고 크게 쳐서 저까지 신용불량으로 만들었을 때 시부모님께서 저한테 툭 터놓고 우리 아들 그런 거 우리가 더 잘 안다, 걔 때문에 우리도 다 신용불량 된지 오래다, 그렇게 다독여 주시고는 아들한테는 단 한 마디를 안 하시던데요. 저랑 통화했다는 사실까지도요.

  • 5. 햇살
    '16.3.1 12:04 AM (211.36.xxx.71)

    15살 차이를 넘어..... 결혼.. 용감하시네요.. 35살에 남자 50...

  • 6.
    '16.3.1 12:41 AM (59.9.xxx.49)

    미안하지만...
    15살 많은 남자를 집 사주고 차 사주고 현금 주고 빚 갚아주고...님이 일해서 떠먹여 살려주면서...
    뭣땜에 남편과 결혼했어요? 사랑했나요?

  • 7. 정말
    '16.3.1 1:30 AM (1.234.xxx.101)

    저도 궁금해요.
    얼마나 사랑하면 아무것도 없고 심지어 빛에 신용불량까지 만든 남편에게 고민까지..

    반대로 여자남자 바꾸어 생각해도 답이 나오는데..
    친정부모님께 무척 죄송하실듯 해요..

    마음 답답하실텐데 위로는 못해드려 죄송해요.

  • 8.
    '16.3.1 1:33 AM (74.69.xxx.51)

    사랑했어요. 돈이나 다른 조건보다도 사랑하는 마음만 보고 선택하면 틀림없다고 믿었어요. 순수한 마음으로 고르면 후회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요 살다보니 사람 마음만큼 믿지 못할 게 없던데요. 돈이나 조건보다도 오래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제 경우에는요.

  • 9. 어디서
    '16.3.1 1:41 AM (74.69.xxx.51)

    보니까 그걸 평강공주 컴플렉스라고 한데요. 나를 만나서 당신 인생이 구제되었다고 믿으며 그래서 나를 버리지도 않고 평생 떠받들며 살거라는 환상을 갖는 거죠. 남편도 저도 전문직이고 같은 분야의 선배인데 자기 일에만 투철하고 현실적인 문제에는 관심도 없고 모든지 어눌한게 오히려 매력적이라고 느꼈어요. 왠지 내가 보호해 주고 도와줘야 할 것 같고. 그럼 고마워하고 나를 더 사랑해줄 것 같은 착각. 제가 추구했던 평등한 관계와는 상관이 없는 거였죠. 처음부터.

  • 10. 저는
    '16.3.1 1:47 AM (74.69.xxx.51)

    어디가서 사주를 봐면 꼭 그 얘기가 나와요. 누굴 만나 살더라도 남자가 제 덕으로 살게된다고요. 아무리 잘난 남자를 만나도 결국엔 제가 벌여 먹이게 된다고요. 그런 얘길 어릴 때부터 들으면서 무의식적으로 믿게 된게 아닌가 싶어요. 제가 경제력이 있고 친정에서도 뒷받침을 잘 해주시니까 지나친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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