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필리버스터 딜레마? 왜 걱정을 사서 하나?/김종배

김종배시사통 조회수 : 846
작성일 : 2016-02-29 18:07:51
김종배의 시사통] 필리버스터 딜레마? 왜 걱정을 사서 하나?

http://www.sisatong.net/content_2/66243

2016.02.29. [김종배의 시사통] 필리버스터 딜레마? 왜 걱정을 사서 하나?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책상을 내리치며 ‘기가 막힌 현실’을 통탄해마지 않았으니까 해석의 여지없는 메시지를 던진 셈입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테러방지법 수정 협상 여지를 단칼에 잘랐고요.

계산해 보면 여권의 이런 대응은 정석을 넘어 ‘뻔할 뻔’의 영역에 속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시간은 자기들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봤자 며칠만 참으면 회기는 끝납니다. 선거구 획정안은 처리되게 돼 있습니다. 게다가 여권 지지층은 필리버스터 반대·테러방지법 찬성 여론이 확고합니다. 지지층 이완 요인은 없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굳이 테러방지법 수정 협상에 나서 야당의 회군 길에 주단을 깔아줄 이유가 뭐란 말입니까? 야당에 대한 압박 강도를 최대한으로 늘려 야당이 필리버스터 지속 여부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지도록 하는 게 최선입니다.

여권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야권이 일치단결된 모습으로 회기 마지막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스스로 연단에서 내려와 분란을 자초하는 게 아니라 분루를 삼키며 내려와 지지층의 격려를 받는 것입니다.

뻔하디 뻔한데도 여권의 계산법을 이리 소상히 짚은 이유가 있습니다. 여권의 계산법이 야권의 해법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선 야권이 딜레마 상황에 빠져 있다고 진단합니다. 필리버스터를 이어가자니 선거구 획정안이 몸살 앓고,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하자니 필리버스터가 고개 숙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진단은 잘못된 것입니다. 두 가지 잘못된 전제에 사로잡힌 오류입니다.


첫째, 선거구 획정의 최종 책임이 야권에 있다는 전제인데, 며칠 전으로 고개 돌려보면 이 전제가 왜 오류인지 금방 알게 됩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여당이 다른 법안을 처리해야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할 수 있다면서 연계전략을 폈습니다. 연계하면서 시간을 끈 원조는 여당입니다. ‘어제’가 아니라 ‘오늘’을 봐도 그렇습니다. 흔히 동원하는 양비론식 화법을 쓰면, 선거구 획정 처리 지연의 책임은 버티는 야당과 포용하지 못하는 여당의 공동 책임이지 어느 한쪽의 책임이 아닙니다.


둘째, 선거 사무를 위한 선거구 획정 처리 시한이 2월 29일, 오늘이라는 전제는 증명돼야 하는 것이지 증명된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주장을 종합하면 선거 사무 차질 시나리오는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작성된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상태는 선거구 획정안이 사실상 확정됐고, 다만 마지막 의결 절차만 거치지 못한 것입니다. 애당초 여야가 합의한 바 있습니다. 선거구 획정위의 최종안이 넘어오면 국회는 손을 대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어제 안전행정위에서 안 그대로 통과된 것이고요. 선거구 획정안은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이렇게 보면 선거 사무에 있어 운영의 묘를 발휘할 여지가 정말 전혀 없는 것인지, 검증할 필요는 더욱 커집니다.


가장 난해한 문제를 이렇게 중간정리해놓으면 더 이상 걸릴 게 없습니다. 여권 계산법에 이미 해법이 녹아있으므로 야권은 그대로 채택하기만 하면 됩니다. ‘시간은 내편’이라는 여권 계산법에 따르면 며칠 상관은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여권이 이런데 야권이 굳이 자진해서 안달할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할 수 있을 때까지 필리버스터를 끌고가야 합니다. 스스로 연단을 내려오는 게 아니라 마이크가 꺼질 때까지 젖 먹던 힘을 내는 것입니다.

그렇게 ‘야당다움’을 어필함으로써 지지층의 결속을 끌어내는 것입니다. 야권의 지금 현재 최대 과제는 지지층의 실망감과 불신을 기대감과 신뢰로 바꿔놓는 것이니까요.

걱정을 사서 할 필요는 없습니다.
IP : 112.145.xxx.2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2.29 6:12 PM (116.120.xxx.128)

    아.조금전에 테러방지법 발의한 의원딸이라고 빨간종이 주는데...
    아버지가 자랑스럽냐고 ..발의한 그 법이 어떤법인줄아냐고 못물어본게 ...물어봤으면 어땠을까...여러 생각이 드네요.
    아 .미치겠어요
    이건 상식과 비상식의 싸움인데...비상식이많다는게 함정이죠.
    국민들이 개 돼지란거..맞는거 같아요ㅠㅠㅠㅠㅠ

  • 2. 좋은 의견
    '16.2.29 6:28 PM (110.35.xxx.173) - 삭제된댓글

    정말 좋은 의견이십니다
    단숨에 다 읽어버렸네요.
    기본적으로 우리 국민이 깨어있으면 쉽게 닭모이가 되지 못 할 것입니다

    차를 기다리며 읽기 시작했는데
    정작 차는 그냥 보내버렸네요
    그러나 넘 훌륭한 글이라 아쉽지가 않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41441 꽃청춘 보고 있는데 6 냠냠 2016/03/25 5,002
541440 번역학과는 나오면 7 ㅇㅇ 2016/03/25 1,678
541439 요즘 영화 뭐가 재밌나요? 3 ... 2016/03/25 1,545
541438 중국어로 love 와 like가 뭔가요? 3 중국어 2016/03/25 1,719
541437 결혼하신분 중에 6 어려워 2016/03/25 1,506
541436 오늘 박해진...... 13 역시 2016/03/25 5,827
541435 꽃 청춘이 본 것은 빅토리아 폭포의 5% 정도다. 6 빅폴스 2016/03/25 3,923
541434 본문 내용은 지웠습니다 26 2016/03/25 5,428
541433 "감추려는 자가 범인이다" 박래군 2016/03/25 1,015
541432 이해찬 의원 귀하/ 귀중한 후원금 5만원 감동 2016/03/25 1,053
541431 지금 kbs1 스페셜. 우리나라 경제불황 나오네요. 9 ㅇㅇㅇ 2016/03/25 4,181
541430 더민주 금수저 최유진 꽂으려했던 사람은 누굴까요.. 8 ㅇㅇㅇ 2016/03/25 1,915
541429 머릿속 혈류가 도는 느낌..위험한건가요? 2 .. 2016/03/25 1,896
541428 승무원 헤어스타일 보기 좋은가요? 22 ... 2016/03/25 10,836
541427 천상의약속에서 이유리가 3 기억상실 2016/03/25 1,642
541426 저에게 관심있는 사람이 절 과대평가하는거 같아요 4 ... 2016/03/25 1,277
541425 중학 수행평가 질문합니다 5 베아뜨리체 2016/03/25 1,339
541424 백석 시인 좋아하시는 분! 답변 좀 달아주세요 4 3호 2016/03/25 1,242
541423 부탁요!타미플루먹고토하면.. 8 원안 2016/03/25 2,985
541422 ... 9 ... 2016/03/25 4,005
541421 경상도말 - 낭창거린다 -> 무슨 뜻인가요? 28 궁금 2016/03/25 6,515
541420 임프란트 문의합니다, 2 ... 2016/03/25 751
541419 스마트키를 잃어버렸어요 2 르노 2016/03/25 1,253
541418 신입이의 고민, 때려 치울까요?? 2 오래된 신입.. 2016/03/25 1,081
541417 결혼하고 출산해보니... 6 ... 2016/03/25 4,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