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모두가 왕회장 정주영 앞에서 쩔쩔맬 때, 분노로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며
한 노동자의 억울한 죽음을 이야기합니다.
국민들은 15년 후 그를 대한민국 16대 대통령으로 만들어줍니다.
필리버스터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그동안 야당이 정말 무기력하구나, 국민의 마음을 너무도 몰라주는구나
하며 딴나라에서 꿔다논 보릿자루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 자세히 들여다 보면 괜찮은 정치인, 싹수있는 정치인을 발견할 방법은
다양하게 열려있습니다.
신문, 방송에서 전해주는 정치인의 이야기는 아주 편파적이고 파편적입니다.
" " 따옴표 두개로 정치인의 발언을 마사지 하거나 왜곡합니다.
언론이 언론으로서의 가치와 존재 이유를 인정할 수 없는 수준에 까지 이르렀습니다.
국민의 관심과 멀어진 정치인일수록 부패하기 쉽고, 무능력하기 쉽습니다.
국민이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정치인은 거수기 노릇, 권력자의 딸랭이 노릇하기가 쉽습니다.
소극적, 방관자적 감시의 수준을 넘어
의원들을 좀 더 깊이 들여다 보기 시작하면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큰 능력을 발휘할 것이며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정의로울 것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보다 더 용맹하게 싸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키웁니다.
의회 단상이 언제 어떻게 숫자의 놀음 앞에 닫힐지 모르지만
우리의 관심과 지지, 건전한 비판은 의회를 진정한 정치의 전당으로
정치가 가장 재밌고 신명나는 민의의 대표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ㅎㅎㅎ
필리버스터 보며 살짝 진지해져 끄적여 봤습니다.
계속되는 무제한 토론에 82cook님들의 뜨거운 관심에 덩달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