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제 이 시간에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부족에 대해 얘기했잖아요.
방송이 끝난 뒤에 게시판과 제 이메일로, '박 대통령이 왜 대면보고를 꺼리는지 그 이유를 알고싶다', '그 이유를 설명해달라'는 요청이 잇따랐습니다.
그래서 정리를 좀 해드리려고 합니다.
박 대통령의 이른바 '대인기피증'은 수사적 표현이고요. 실체적 내용은 장관이나 비서관들의 대면보고를 꺼린다는 얘기죠.
이유는 크게 두 가집니다. 첫째로 순발력 부족입니다.
대통령은 장관이나 비서관 등으로부터 보고를 받으면 면전에서 바로 지침을 내리거나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심사숙고하는 스타일입니다. 바로 결정을 내리지 '않거나 못하거나' 둘 중 하나라는 얘깁니다.
박 대통령이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피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즉문즉답하는 순발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 또 한가지 이유는 뭡니까?
저도 박 대통령을 오랫동안 취재해봤는데요. 박 대통령은 사람을 만날 때 예의와 격식을 매우 중요시합니다.
친박인사라 할지라도 정치인 박근혜나 대통령 박근혜를 편하게 수시로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몇 손가락 안에 꼽힙니다.
박 대통령의 핵심인사로 꼽히는 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하나같이 평소 '예의바른 사람'으로 정평이 난 인물들입니다.
허태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그렇고요. 외교관 출신인 이병기 현 실장은 노태우 정부 의전수석 출신입니다.
박근혜 대표와 경선후보 비서실장을 모두 지낸 유정복 인천시장과 지금은 등을 돌린 유승민 전 원내대표도 예의가 몸에 밴 인물들이죠.
박 대통령의 한 측근 인사는 "박 대통령이 사람과 순식간에 친해지거나 절차없이 소통하는 성격이 아닐뿐더러 예의가 없고 자유분방한 사람을 좀 꺼려하신다"고 전했어요.
이와 반대되는 대표적인 인물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입니다. 김무성 대표는 평소 통 크고 거침없으며 자유분방한 성격이거든요.
김무성 대표의 이러한 성향이 박 대통령에게는 예의와 거리가 좀 멀고 부담스럽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측근인사들은 전했습니다.
김 대표가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친박계 좌장이라 불림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과 '편한사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어제도 말씀드렸듯이, 인간관계에서 서로 눈을 마주보고 얘기하는 아이컨택(eye contack)을 매우 중요시하잖아요.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에게 아이컨택할 수 있는 인사야 말로 진정한 측근인사라고 말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