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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밀물처럼

왜그랬을까 조회수 : 2,979
작성일 : 2015-07-31 11:01:08
매번 친정엄마에 대한 울컥한 마음을 쏟아내서 이 더운날 여러분을 답답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이건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어요. ㅜㅜ
앞으로도 가끔씩 이렇게 토해내고 지워버릴게요. ㅠㅠ

친정 부모님은 먹이고 입히고 학교보냈으니 자신들은 매우 괜찮은 부모라고 자부하고 계시고, 물론 그 시대에 맨손으로 시작애 그정도라도 해낸 건 칭찬받을 일이죠. 하지만 그래서 내 성장기의 아픔과 고통에는 콧방귀도 안 끼고 호강에 겨웠다, 성격이 이상해 별걸 다 기억하고 꼬아본다고 하죠. 편애받고 자란 오빠는 공감할 리 만무.
남편에게는 말해봤자 내 얼굴에 침뱉는 격이고.

부모님에 대해 안좋은 기억을 지우고 덤덤해지려 애쓰면 한번씩 터지는 엄마의 자살쇼와 살가운 딸 타령에 잊어가던 나쁜 기억들이 뒤집어진 뻘처럼 뭉글뭉글 드러납니다.

저는 딸이 둘인데 요즘 아이들이 머리를 기르고 싶어해서 많이 길었습니다. 손재주가 없어 모양내 빗어주진 못하고 그냥 포니테일로 묶어만 줍니다.
저도 초등시절에 머리를 기르고 싶었어요. 근데 엄마는 매일 머리 빗어주는 거 귀찮다고 니 손으로 머리 묶을 수 있을때까지는 기르지 말라며 조금만 길어지면 짧게 자르곤 했어요. 제가 싫다고 울면 눈을 부라리며 위협을 했어요. 그것도 돈 아깝다고 남자 이발소에 가서...
엄마가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할 직장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 평생 전업주부셨어요- 딸이라곤 나 하나 뿐이었는데.
머리를 어찌나 거칠고 신경질적으로 빗었는지 따가워서 눈물 흘렸지만 또 머리 자르라고 할까봐 꾹 참았어요.

드디어 혼자 머리를 묶을 줄 알게 돼서 기르게 되었는데 엄마에게 머리끈 사달라고 말 할 엄두가 안나서 나달나달한 머리끈으로 일년 넘게 묶고 다녔어요. 피아노 선생님이 제 머리끈을 보다 못해 새 머리끈을 사주셨던 기억이 나요.
피아노 선생님이 새 머리끈으로 머리를 묶어주셧는데, 저는 머리 빗을때 그렇게 아프지 않게 부드럽게 빗어줄 수도 있는 거구나 깜짝 놀랐어요.

여기저기 기부하고 봉사 다니면서 딸에게는 왜 그리 인색하고 무관심했을가요.
봉사활동 다니면 남들이 우러러보고 칭송하지만 자식에게 해주는건 당연해서 티가 안나서일까요?

지금도 뭐 하나 해주면-나는 필요없다고 사양해도 기어코 당신 맘대로 해줘놓고- 어찌나 두고두고 생색을 내는지 ...
내가 필요 없다는데도 기어코 쌀을 80kg나 보내놓고, 
너무 많아서 반년은 놓고 먹어야 할텐데 둘 곳도 없고 벌레 슬까 걱정이다 했더니 - 대번에 도로 내놔라 다른데 보낸다 해서 정말 제가 다른 곳으로 대신 보냈어요. 그거 받은 분은 고마워한다며 무척 만족스러워하시더군요. 애초에 나는 안 받겠다 했거늘 당신 욕심으로 저질러 놓고...


IP : 180.224.xxx.207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7.31 11:08 AM (27.33.xxx.104)

    원글님과는 조금 다르지만 저도 매우 불행했던 어란시절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누군가와 다 터 놓고 하소연하며 위로받고 울고 싶은데, 전화기를 들여다봐도 말 할 사람이 없어 혼자 울다가 이 글 보고 그냥 댓글 달고 있어요. 원글님하고 만나서 이야기하며 울고 싶어져요 ㅠㅠ

  • 2. 그린
    '15.7.31 11:16 AM (211.36.xxx.36)

    저도 어린시절.맨날 상처입고 괴롭게 자랐습니다
    오늘 아침엔 엄마생각하다 유리컵 던져서 박살냈고
    우울증이 심해서 맨날 무기력해요. 카톡으로 저랑같은 처지인분과 얘기라도하고싶네요.

  • 3. 그린
    '15.7.31 11:17 AM (211.36.xxx.36)

    제위에 덧글다신님 처럼 저도 하소연할상대가없어서 더 괴롭네요 ㅜ

  • 4. ㅠㅠ
    '15.7.31 11:19 AM (175.116.xxx.107)

    미운엄마..싫은엄마..ㅠㅠ 어젯밤에 왜 또 갑자기 어릴때 기억이 스물스물 올라온걸까요? 자려고 누웠는데..ㅠ 그냥 눈물이 나오네요, 벌써 30년도 더 된 일인데 왜 아직도 기억 저편에는 또렷하게 남아있을까요? ㅠ 엄마는왜 날 그토록 미워했을까요? 안쓰러운 마음이 왜 조금도 없었을까요? 나는 기억못하는 엄마한테 몹쓸짓을 하기라도 한걸까요? 엄마가 미워요. 엄마가 너무 싫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 5. ..
    '15.7.31 11:25 AM (218.158.xxx.235)

    과거는 돌이킬 수 없는거니 그렇다치고 왜 지금도 당하시는지.

    악다구니를 써서라도 엄마한테 바락바락 대드세요.
    싫다는거 주시고 생색내시면, 어디서 이런걸로 생색이냐고 바락바락 대드세요. 속이라도 풀리게.

    엄마가 더 험한말로 상처주면 님은 더 무섭게 하세요.
    저런 분은 강한자한테는 깨갱합니다.
    착한딸 컴플렉스는 집어던져버리시고 미운 엄마라면 님도 거칠게하세요.

    어차피 혼자 극복할 멘탈은 안되실테고, 결국엔 주변에 누구하나 붙잡고 하소연하셔야할텐데
    듣는 사람도 고역이고..

    그냥 1차 가해자인 엄마한테 퍼붓는게 제일 낫습니다.

  • 6. 공감
    '15.7.31 11:32 AM (118.223.xxx.97)

    원글님 마음 알아요. 윗글처럼 엄마에게 퍼붓고 싶지만 현실은 후폭풍이 더 세서 더 큰 상처로 남아요ㅜ
    이승에선 해결되지 못할 거 같아요..

  • 7. ...
    '15.7.31 1:00 PM (118.38.xxx.29)

    >> 윗글처럼 엄마에게 퍼붓고 싶지만 현실은 후폭풍이 더 세서 더 큰 상처로 남아요ㅜ

  • 8. 미미
    '15.7.31 1:12 PM (175.120.xxx.8)

    저도 누군가에게라도 털어놓고 위로받고 싶지만 아무도 없네요

  • 9. 그래도
    '15.7.31 2:09 PM (58.143.xxx.39)

    피아노는 보냈네요. 어려서 학원근처,매점근처 가 본 적이
    없네요. 바로 문 열린 옆 집이 피아노 학원이였어요. ㅎㅎ
    다 내 방식대로 사랑이란 이름으로 표현을 하죠.
    내 자식에게 이 방울,저 방울,핑크덮게 달려 또 중간 쪽찌르게
    하는거 양쪽으로 모두 브랜드 옷 창고세일때 가서 이쁜 옷
    여름부터 겨울코트까지 매년 해 입혔더니 커서 하는 말
    자기취향이 아니였데요. 원글님과는 별개로 자식불만도
    끝이 없고 일방적인 부모사랑도 끝이 없는거 같아요.
    돌아 봄 걍 브랜드 티셔츠 두세개로 여름나고 아이가 원하는걸
    들어줄걸 그랬나? 뭐 그런 생각 들어요. 아이에게 입고 싶은
    옷 골라봐라 해서 당시 아이눈에선 하트뿅뿅이더만 자기취향
    아니었다니? 제 옷은 투자안해도 다 사입혔거든요.
    제 기억에 제 3의 다른 분들이 원피스 만들어주시고 스웨터 떠주시고 했지 엄마따라 옷 골라입은 기억이 없어요.
    초등졸업사진 추리닝이구요. 나는 부족했으나 내 자식만은?
    이런 심리로 접근해도 좋은소리 듣기 힘들더라구요.
    위로는 스스로 해야죠.ㅠ 맛난 간식, 차 한잔,작은선물로 스스로에게로 더 늙기 전에요.

  • 10.
    '15.7.31 3:06 PM (180.224.xxx.207)

    여러 의견과 위로 고맙습니다.
    그러네요. 피아노는 가르쳤네요.
    그래서 자라면서 뭘 갖고 싶다든가 뭘 해보고 싶다 하면
    넌 피아노 배웠잖아!! 라는 말로 한마디도 못하게 했어요. 그러니 머리끈이 너덜너덜해져도 말 꺼낼 엄두를 못 냈죠.
    아마 머리끈 사달라고 했으면 사주긴 했을거에요.
    그런데 매번 요구가 좌절되고 혼나니 이런 거 사달라면 엄마가 싫어할거라는 생각에 지레 입을 닫아버렸겠죠.
    아이들은 엄마의 보살핌 없이는 살 수 없으니 본능적으로 엄마가 좋아할 일을 자기도 좋아하는 척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정말 내가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르게 돼버리더라고요.
    말 잘듣는 착한 아이가, 부모가 키우기엔 편하지만 아이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엄마 노릇 제대로 못한 더 심한 막장 엄마들과 비교했을때는 좋은 엄마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 모든 게 아들에게 하는 것과 너무나 달랐기 때문인가봐요.
    아들에게는 뭐든 흔쾌히, 아낌없이
    저에게는 아까워하며, 생색내며, 제가 죄책감 느끼게 만들면서 베풀었기에...

  • 11. ..,
    '15.7.31 3:10 PM (14.39.xxx.190)

    저도 친정엄마와 사이가 안좋은 사람이지만...
    원글님 친정엄마를 위해 아주 약간만 변명을 하자면요.....^^;;;;
    봉사활동 많이 하시는 분들 중에 오히려 자기 아이 양육에 관심 없는 분들도 있대요.
    봉사를 하면서 불쌍한 사람들을 많이 보면 따뜻한 집에서 굶지 않고 학교에 다니고 있는
    내 아이들은 그정도면 호강하고 있다고 생각한대요.
    부모교육 강의에서 들은거예요.
    저희 엄마도 봉사활동 어마어마 하게 하셨는데 저에게는 갖은 폭언과 욕설을 서슴지 않으셨어요.
    집밖에서는 둘도 없는 천사... 저에게는 폭력엄마....
    동생들에게는 좋은 엄마....
    물론 제가 맞을 짓을 많아 해서 그랬대요. ㅠㅠ
    안 그러면 삼남매중에 왜 너만 그렇게 욕먹고 매를 맞았겠냐여...

  • 12.
    '15.7.31 3:20 PM (180.224.xxx.207)

    맞아요. 저희 엄마는 봉사활동을 다니기 전에도
    당신의 어린시절에 비하면 우리는 어마어마한 호강을 누리며 산다고 여겼죠. 밥 안 굶으니 그게 어디냐 이거죠.
    하지만 그 시대를 살지 않은 세대에게
    나는 이렇게 고생했는데 니들은 그보다 낫지 않냐는 훈계는 폭력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물질적으로 나에게 인색했다는게 미운게 아니고
    항상 그 안에 큰 차별이 존재했고 언어로 정신적으로 억압과 폭력을 가해놓고
    이제는 그걸 까맣게 잊어버리고 효도해라 도리해라 안그러면 너는 어떻게 될것이다...말로는 너를 위해 하는 말이라고 미롸해서- 당신 본인은 정말 이게 자식을 위한 거라고 굳게 믿고 잏겠죠- 실제로는 계속 저에게 정신적 폭력을 가하고 있다는 거죠.
    그냥 저만 좀 힘들게 하는 거면 좀 참고 살려 했는데 손자 손녀한테까지 그러는 걸 보니 삼사십년 상처가 뒤집어지네요.

  • 13. ..
    '15.7.31 4:02 PM (218.158.xxx.235)

    어머니가 과거 밥굶는 아이들과 비교해서 그게 어디냐란 말을 하시려면,
    적어도 아들과 차별은 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거죠.
    차별한 양반이 무슨..

    원글님 효도니 자식으로서 도리니 이런거 다 떨쳐내시고,
    그냥 히스테릭한 옆집여자 취급하시고 마음의 홧병 덜어내시길 바랍니다.

  • 14. 공감
    '15.7.31 7:23 PM (221.146.xxx.126)

    친정 엄마가 따스한 단어로 느껴지는 사람 부럽습니다.
    나이 50에 친정때문에 어마어마한 빚을 졌는데
    빚갚느라 생활비 20년간 드리다 못드렸더니
    부양료 소송을 하셨어요
    나이든다고 어른 되는것 아니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그러지 맙시다.
    이겨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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