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렸을 때 우리 엄마가요

. 조회수 : 1,263
작성일 : 2015-07-26 11:38:36

별 내용 아닌데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음식에 관한 건데요

어느 여름날 엄마가 진짜 맛있는 것을 제게 주신다는 거에요

진짜 맛있다고 너도 먹어보라고 했어요

신 음식을 만난다는 기쁨에 들떴는데 엄마가 주신 게

하얀 국물에 밍밍한 건더기가 있는 니맛도 내맛도 아닌 묘한 맛이더라고요

이게 대체 뭐가 맛있냐고 햄버거 돈까스가 훨씬 맛있다고 제가 투덜 거렸어요

엄마는 바보 이게 얼마나 맛있는건지 모르다니 하면서 저를 원망하는 눈빛으로 제앞에서

한그릇을 쭉 마셔버렸어요

 

마트 갔더니 콩물이랑 그 하얀 건더기를 팔더라고요

그게 뭐냐면 콩물에 우묵가사리를 넣었던 거에요

그 시절에는 엄마가 직접 갈아서 만들었는데 세상 참 편해졌구나 싶어서

사와서 집에서 그 추억을 떠올리며 마셨어요

저 진짜 바보였네요 이렇게 맛있는 것을 ...저도 나이 먹은 거겠지요

 

그때 제가 초등 3학년 이었고 지금 제 아들이 초등 4학년 인데요

네에, 제 아들 샌드위치, 치킨 , 돈까스 좋아해요

그래서 당연히 이것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거 알아요

그런데 제가 말해주고 싶더라고요 입맛이라는 게 세월에 따라서 말이다 하면서요...

그래서 지난날 외할머니가 말이야 하면서 말해주었지요

너 입맛에는 안맞을거다 하고요

근데 웬걸요 고소하니 맛있다고 잘 먹어요

ㅋㅋ 역시 뭐든 잘 먹는 녀석에게는 안통하는 스토리구나 하면서 같이 먹었는데요

 

음...뭐랄까 갑자기 눈물이 핑 도는거에요

엄마와 그리 살뜰한 사이도 아니고 오히려 서먹서먹해요

할말만 하고 딱히 대단한 사연 있는 것도 아닌데 그래요

제가 나이 먹은 만큼 엄마도 그 세월 지나오신 거잖아요

묘한 감정이 일었어요

담주에 친정 가는데 우묵가사리 콩물에 넣어서 그 이야기를 꼭 할려고요

 

"그때는 이 맛을 모르는 바보 였는데 이젠 이 맛 아는 바보야 엄마"

같이 드십시다

IP : 118.44.xxx.23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ㅎㅎ
    '15.7.26 11:43 AM (175.197.xxx.225)

    ㅎㅎㅎㅎㅎㅎ저두. 6살인가 7살때 시골 할머니 집에서 반찬없어서 밥 못 먹는다고 밥투정. 징하게도 했네요. 상 앞에서 한참을 징징대다가 콩가루 넣어서 비벼먹어볼까, 먹어보니 입안에 달라붙기만 하고 투정투정, 설탕도 뿌려보고 삭힌 밥처럼 들척하니, 투정투정. 결국 울엄마한테 되지게 혼나고 골방에 갇혔었던 기억이...ㅋㅋㅋ


    밥 맛 없다고 - 정확히는 이유식- 입 안 벌리고 투정하는 조카보니 생각나더라구요. 단편 단편으로 사진 몇조각으로 조각나 있던 기억들이....쭉 이어져서 5분짜리 동영상으로.ㅋㅋㅋㅋ

  • 2. 기억난디ㅡ. .
    '15.7.26 10:28 PM (61.78.xxx.165)

    저는 순대요.
    시장 다녀오시면서 사오신 봉지를 펼치시며 순대를 권하시는데 저는 입을 막으면서 손사레를 쳤거든요. 근데 다 커서 5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순대는 아무리 누가 권하더라도 안먹어요. 왜냐면요 엄마가 권할 때도 안먹었는데 다른 사람이 권해준다고 먹어버리면 엄마에게 미안해서요. 별 일이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3266 오늘 아침 가을의 향기 느껴지지 않았나요? 11 ... 2015/08/17 1,340
473265 변액연금보험 드신분들 알려주세요 11 알려주세요 2015/08/17 1,898
473264 박정희가 완결 지은 ‘친일파의 나라’ 2 일본군인 2015/08/17 572
473263 코팩 지존은? 3 코팩 2015/08/17 1,234
473262 남편 샌들,슬리퍼. 보통 어디서 사나요 1 여름 2015/08/17 745
473261 암살 vs 베테랑 중 추천해주신다면 19 굽신굽신 2015/08/17 2,500
473260 아껴쓰고,정직하게 법 곧이곧대로 지키는 사람은 바보인듯 8 정말로 2015/08/17 1,820
473259 은교 김고은 연기 잘하는줄알았는데. 10 ..... 2015/08/17 6,414
473258 중ᆞ고등아이들 여권만드려면.. 4 여권 2015/08/17 874
473257 친오빠 결혼식때 복장이요 8 궁금이 2015/08/17 4,003
473256 임신을 간절히 바라는데... 19 ... 2015/08/17 2,716
473255 생머리 커트하니 얼굴이 너무 가려워요 2 가려워 2015/08/17 1,212
473254 조선일보, 이봉창·윤봉길은 “범인” 의거는 “불경사건” 1 참맛 2015/08/17 579
473253 남편이 돈을 찢엇는데 붙이면 복구가능한지요?? 11 ........ 2015/08/17 2,337
473252 아베 '변칙담화'에 쩔쩔맨 외교팀…日 면죄부 주나 세우실 2015/08/17 1,201
473251 발바닥 앞쪽이 아픈데 족저근막염인가요? 3 즈메 2015/08/17 2,008
473250 아파트를팔았을때9월재산세납부는 누가? 7 세금문제 2015/08/17 2,144
473249 [급]싱크대 모서리만 시트지대신 컬러테이프 붙여도 될까요?ㅠ 평안을내게 2015/08/17 1,017
473248 박근혜의 '건국' 언급이 위험한 까닭 5 위헌 2015/08/17 790
473247 잠 잘오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ㅠㅠ 6 잠부족 2015/08/17 1,137
473246 남자 아이 키 겨울? 여름? 언제 많이 크나요? 중등 2015/08/17 766
473245 만두소가 마이 질어요 8 만두 2015/08/17 1,416
473244 아랫집 이사오고부터 담배연기 강제흡입당하네요 10 차차 2015/08/17 2,595
473243 오십견? 팔통증은 양방 한방 어디로 갈까요? 6 *** 2015/08/17 3,184
473242 독수리가 무인기 공격하는 동영상 보셨어요? 5 ... 2015/08/17 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