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열살된 딸이 6살때였어요.
맞벌이라 저녁때 어린이집에서 애델고 오면 정말 눈썹휘날리게 할일이 태산이라
이리저리 정신은 없는데, 애는 이제야 엄마보니까 미주알 고주알 할말이 진짜 많았나봐요.
딸이 뭐라뭐라 그러면 설겆이 하며 단답형 "응"
어린이집에서 만든거 가져와서 이건 이렇게 만들었고 색깔은 내가 핑크를 좋아하지만 이제는 초록색이 좋아져서
써봤는데 별로였고..등등등.. 하면 저는 또 "응"
졸졸 따라다니며 종알종알 옹알옹알 하면서 눈도 못마주치는 저를 올려다보며 대답이 없으면 "엄마!! 들었어?"
그러면 저는 또 "응...아 그랬구나" ㅠ.ㅠ
그러고 있는데 하루는 딸이 울상을 지으며 저를 올려다보며 "엄마 응응만 하지말고, 말을 길게 해봐 길~~게"
에고...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동화책한번 제대로 읽어주지 못한딸... 그런딸이 이제 10살이 되었는데
어제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좔좔좔이야기하는데, 저는 홈쇼핑 뭐 볼게 있어서 시선이 자꾸 티비로 가니
티비 앞에서 가로막고 서서 " 엄마, 말을할때는 눈을봐야지! 이제부터 내가 여기 서있을테니 내 눈을봐"
당장 티비 끄고, 나란히 앉아서 딸의 수다를 열심히 들어줬다는...
아!! 그리고 며칠전에는 동화책을 가져다주면서 읽어달라고 하는데 순간 뜨끔했거든요.
애정결핍 느끼는걸까요???
제가 성격이 좀 둔하고 무뚝뚝한반면 딸은 애교도 많고, 수다스럽거든요...
어느날은 위에 열두살오빠도 있는데 둘이 같이 "엄마, 있잖아...엄마, 엄마 " 그러면 정신이 다 없어서...^^;
뭐 그랬다고요... 6살 딸이 눈 똥그랗게 뜨고 "엄마, 말을 길게 해봐 길~~게" 그게 생각이 나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