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와의 갈등으로 너무 힘드네요..어떡해야 할까요?

조회수 : 5,133
작성일 : 2015-01-18 14:16:10

20대 중반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 처자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이어진 엄마의 언어 신체적 폭력이 너무 심해서

 

대학 졸업하면서 결국 집을 나오게 되었네요.

 

부모님의 반대가 굉장히 심하셨지만, 그냥 막무가내로 나왔어요.

 

별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집을 나와서 1년 정도 엄청 고생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잡고 살고 있습니다.

 

집안에 문제 없는 사람 없다지만 저희 집안도 굉장히 문제가 많았죠.

 

엄마도 사실 알고보면 굉장히 안된 분이세요.

 

원래 굉장히 예민하시고 상처 잘 받는 여린 성격이신데, (살면서 엄마만큼 예민한 사람을 못 본 것 같습니다)

 

사랑과 전쟁급의 시어머니에게 시달리시다가 결국 연을 끊으셨고 (같이 산 건 아닙니다만)

 

남아선호 사상이 심하고 성격 자체가 냉담하셨던 외가 쪽 식구들과도 의절하셨죠.

 

아버지는 경제적 능력이 부족하셨고 엄마와 사이도 좋지 못하셨어요.

 

어릴 때를 떠올리면 엄마랑 아버지가 계속 다투던 게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그래서 엄마는 그 스트레스를 저랑 동생에게 푸셨어요.

 

화가 나시면 물건을 손에 집히는 대로 던지시고, 어마어마한 욕과 폭언을 쏟아부으시곤 했지요.

 

초등학교 2학년때 책가방을 제대로 못 쌌다고 몇 시간을 발에 차이곤 했어요.

 

항상 저는 여러모로 문제가 많고 왜 낳았는지 모르겠다며 죽어버리라고 하셨죠.

 

학교 다닐 땐 담임 선생님들마다 항상 저를 학기 초에 호출하시곤 하셨어요.

 

어머님이 많이 엄해보이시더라, 혹시 힘든 일은 없느냐 이런 질문을 하시면서요.

 

엄마는 제가 문제가 많은 애라고 왜 저러는거냐고 매번 담임 선생님들께 물어보곤 하셨대요.

 

그런데 저는 공부도 잘했고 학교에서 사고 한 번 친 적 없는 자타공인 모범생이셨거든요.

 

그래서 엄마가 말씀하시기를, 선생님들은 저를 믿음직한 모범생이다, 어머님이 욕심이 과하신 것 같다 그렇게 평가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이 집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에,

 

열심히 공부해서 집에서 멀리 떨어진 대학에 진학했고, 학기 중에 집에 갈 일이 없다는 게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대학교에 진학하고 방학을 맞아 오랜만에 만난 아빠가 그러시더라고요.

 

중고등학교땐 매번 고개 푹 숙이고 다니던 너가 표정이 달라졌다고요.

 

훨씬 밝아보이고 자신감 넘쳐보인다고, 내 딸이 이런 모습을 보일 때도 있느냐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방학 때 집에 내려갈 때마다 겪는 폭언과 폭력은 여전해서,

 

결국 대학을 졸업하면서 집을 나오게 되었네요.

 

그런데 엄마는 여전히 저를 포기 못하신건지 왜 그러신 건지는 몰라도,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하시거나 문자로 저에게 온갖 욕과 폭언을 퍼부으십니다.

 

전화를 받아보면 별 내용도 없어요..

 

밑도 끝도 없이 자기한테 왜 그러냐고 하시고는, 원하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난리가 납니다.

 

그냥 저한테 스트레스 푸시는 거죠.

 

제가 일하느라 핸드폰 안보면 부재중 통화가 몇십통 씩 와 있어요. 소름돋습니다.

 

지금 대학생인 동생도 결국 엄마를 견디지 못하고 전역 후에 집을 나가버렸고요.

 

아직 엄마랑 함께 살고 계신 아빠는 콩가루 집안이 된 걸 자책하시면서도,

 

집에서 아빠에게 온갖 신경질을 다 푸는 엄마랑 살기 너무 힘들어하시면서,

 

저에게 은근히 집에 다시 들어올 생각 없느냐고 하십니다. 혼자 감당하기 너무 힘드신거죠.

 

가장 힘든 건 제가 본격적으로 교사가 되어서 초등학생들을 대할 때에요.

 

이렇게 어리고 작은 아이였던 저를 엄마가 그렇게 대했다는 게 참 씁쓸하네요.

 

하지만 저도 성인이니, 과거 일은 다 덮을 수 있고 제 남은 감정은 제가 알아서 처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저도 나이가 들었으니 엄마를 같은 여자로, 같은 사람으로 이해하는 부분도 있고요.

 

과거로 끝난 일이라면, 그냥 엄마를 참 불쌍했던 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안쓰럽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현재진행형인 이 상태는 도저히 견디기가 힘드네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82 분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IP : 106.243.xxx.226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행복한 집
    '15.1.18 2:25 PM (125.184.xxx.28)

    어머니 돌아가실때까지 현재진행형이 계속 이어갈꺼예요.

    힘드시겠지만
    어머니는 어머니가 그렇게 사신대로
    얼마남지 않은 인생 그대로 사시다가 가시는거고

    희망찬 님의 인생을 잘 사시는게 주변사람에게 도와주는 길입니다.
    맡은 아이들을 위해서도 행복하고 긍정적으로 사셔서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선생님이 되셔야지요.

    아버님은 어른이니 어머니와 그렇게 사시고
    나이들어서 어머니의학대가 계속된다면
    아버지를 따로 돌보시기는 하셔야 할꺼예요.

    예전의 잘못된 관습이나 감정소화를 할수있게
    배우거나 먹고 살기 힘들어서 방법이 없었던 시절의 악습이
    어머니 스스로를 힘들게 하시지만

    이야기해도 다 남탓이고 자신의 치부를 볼수있는 객관적인 노력이 없이는
    돌이키거나 방향을 바꿀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각각 개인의 삶을 존중하고 예의를 서로에게 지키면서
    적당한 간격만이 서로가 살길입니다.

  • 2. 작심하고
    '15.1.18 2:27 PM (112.163.xxx.93)

    한번 같이 퍼부워 주던가 안그럼 불쌍한 영혼이라 생각하면서 그냥 계속 들어주던가..
    왜냐면 미워서 그런게 아니고 관심 달라는 요구를 줄기차게 하시는거니깐요.
    어머니를 위해서 기도 해 보세요.
    그럼 관계가 좋아진다고도 하더라구요.

  • 3. 해피맘
    '15.1.18 2:45 PM (61.83.xxx.179)

    원글님 인생이 젤 중요하죠 본인위해사세요

  • 4. django
    '15.1.18 2:45 PM (112.187.xxx.57)

    어머니 심리상담이 필요해보이시네요..그리고 님도..엄마와의 관계가 계속 트라우마로 남아계시다면 님도 도움을 받으시는게 장래 님의 딸과의 관계에서 님과 어머니의 관계를 대물림하지 않는 방법이 될 거에요..물론 님이 폭력을 쓰신다는 게 아니라요..힘내세요..

  • 5. ..
    '15.1.18 2:53 PM (211.237.xxx.204)

    안 보고 살아야 좋은 관계도 있어요.
    아버지가 좀ㅜ 자식이 잘 살길 바래야지. 그런 집에 딸이 다시 들어가서 부녀가 같이 시달려야 만족하실라나요?
    님 길을 가세요.

  • 6. ....
    '15.1.18 3:05 PM (218.232.xxx.212) - 삭제된댓글

    원글님

    저랑비슷하네요

    어릴때 언어 신체 폭력 심했고
    장학금주 는교대다닐때도 엄마가 너무 힘들게 볶아댓고

    지금 40되서도 ...감정적으로 고통스럽게해요

    저는 원가족 문제가 커서 혼란스러워하다가
    제가족이 이상한거구나 인식 차차 해서
    7년이상 상담받고있구요

    엇그제 몇달만에 통화했는데 통화 끊고나서 항불안제 먹었어요
    10분남짓통화할때 느낀 감정은 ....

    아...내가 10대때 20대때 참 힘들었구나...
    감당하기 힘들었겠구나 싶어요

    40대 되서

  • 7. 원글
    '15.1.18 3:43 PM (106.243.xxx.226)

    ....님/ 감사합니다. 사실 집 나오고 한동안 엄마 연락도 일부러 안 받는 등 거의 연 끊고 살면서 인생이 꽤 안정적으로 변한 것 같았어요. 남의 귀한 아들 우리 집안 같은 집안에 엮여서 고생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결혼할 생각도 없었고요. 그런데 요즘 결혼 얘기가 진지하게 나오고 있는 남자친구가 있어요. 저도 결혼하고 싶고요. 남자친구도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제가 엄마랑 사이가 이래서 집 나온 건 알고 있어요. 그런데 남자친구가 엄마랑 조금 화해하는게 어떻겠냐고 넌지시 얘기를 하더라고요..양가의 축복받는 결혼하는게 좋지 않겠냐고. 그래서 요즘 엄마 연락도 좀 받아보고 참아보려고 하는데도 참 힘드네요..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8. ....
    '15.1.18 3:51 PM (218.234.xxx.133)

    받아주시면 큰일 납니다...

    원글님은 엄마의 감정의 쓰레기통이자 샌드백이었어요.
    그리고 원글님 엄마는 갑질이 대단한 분이신 거에요.
    - 자기가 만만하다고 생각하는 자식들한테는 폭력, 폭언 불사하시는 거죠..

    (어느 관계에서 어떤 사람이거나 갑질 하려는 인간은 최악의 인간이에요.
    갑질 하려는 인간들 특성이 약자한테 강하고 강자한테 빌빌 대고, 비열하고 이기적임.
    내 자식이나 부모 생각하면 할 수 없는 짓을 하는 게 역지사지, 측은지심 이런 게 없는 사람임)

    암튼, 그 엄마한테 다시 붙들려 가면 원글님 인생이 망가집니다.
    아버지는 안됐긴 해도, 부부가 더 가까운 사이이니 이혼하지 않고 사는 한 아버지가 감당하셔야 할 부분이에요. 아버지도 좀 이상하네요. 보통 그런 환경이면, 절대 돌아오지 말고 너 행복하게 살아라 하는 게 맞는데, 자기 고통 줄이자고 딸네미를 다시 지옥(?)으로 끌어들이는 거죠. 아버지도 영 아버지 노릇 못하는 분임..

    ... 죄책감, 이런 거 다 접어두고 원글님은 최소한의 전화 통화, 방문만 하세요...
    겨우 빠져나온 늪에 다시 발 디디면 그때는 원글님 잘못입니다.

  • 9. 로그인 안할수가
    '15.1.18 3:52 PM (125.191.xxx.82)

    없네요.
    님 남자친구 말 듣지 마세요.

    남자친구는 님의 어머니가 어떤 사람이고
    그걸 어린시절부터 겪었다는게 어떤건지 전혀 상상을 못하는 사람이에요.

    "그래도 부몬데" 이렇게 생각을 하는거죠.
    "좋은게 좋은거라고"

    제가 경험자로서 얘기하는데
    남자 친구말 듣고 어머니랑 연락하고 그러지 마세요.
    남친에게 님이 겪은 일들 자세하고 상세히 얘기하세요.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마 그래도 다는 이해하지 못할거에요.
    그리고 될수록 연락하지 마세요.

    저는 어릴때는 아버지도 불쌍했는데
    지금은 사실 아버지도 미워요.
    그런 사람에게 자식을 그렇게 방치하고 키웠다는게요.
    본인은 자기가 골랐으니 그러려니 하겠지만
    자식들은 무슨 죄인가요?

  • 10. 토닥
    '15.1.18 5:40 PM (182.224.xxx.96)

    모든 부모가 부모될 자격이 있는건 아니라고 봐요
    님은 어릴 때부터 학대를 당했고 아마 그것에 어느 정도 체념?익숙해지신 면도 있을거예요
    미안하지만 엄마같은 분은 약자에게 강한 타입인거 같아요
    큰 맘먹고 그것도 다른 식구들 있을 때
    한번 대차게 쏴주세요
    이제 더 이상 당신의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여기지말라고
    당신때문에 내 영혼이 반은 죽었었다고
    엄마의 마음가짐이 달라질 때까지, 그리고 내게 사과할 때까지 나는 연락을 않겠다
    아마 죽는다고 꽥꽥 대면서 자기만 피해자인양 죽는다고 협박할거예요
    저는.. 어린 딸에게 죽음으로 협박하지말고 차라리 죽으라고 했어요.. 절대 안죽더라구요 시간은 걸렸지만 나아졌습니다
    단호해지세요
    그리고 어느 정도 내 마음이 다시 살아나서.. 미움도 이겨내고 그 엄마를 불쌍히 여길 정도로 강해질 때까지 안보고 살아도 되요
    문자 통화 차단하세요
    일단 학대로부터 벗어나면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 11. 죄송한데
    '15.1.18 5:49 PM (222.239.xxx.208)

    원글님 어머니 절대 불쌍한 사람 아니고요.
    아빠솨 동생, 원글님이 불쌍한 사람이에요.

    원글님은 장기간 폭력, 폭언에 희생되어 제대로된 판단조차도 못하는 피해자 입니다.

    저같으면 전화번호 차단하고 이사가겠어요.

  • 12. ㅇㅇㅇ
    '15.1.18 5:55 PM (178.162.xxx.213)

    몸이 아파 누워서 님 글을 폰으로 읽다가 제대로 댓글 쓰려고 벌떡 일어났어요.
    님 어머니 아마 본인께서도 아실 거예요, 본인은 지금 치료를 받아야 하는 단계라는 것을.
    정신과 약을 먹든,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하든, 전문상담치료사에게 털어놓고 위안받으시든,
    언젠가 한번은 자신의 정신을 치유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어머니 본인이 잘 아세요.
    하지만 지금은 님이 그 어떤 말을 하든, (나 엄마때문에 힘들어. 어릴 때부터 힘들고 괴로웠어,
    엄마 나랑 같이 정신과에 가 보자. 상담 받아보고 약 먹어보자, 이런 류의 말들)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으실 거예요. 내가 미친여자라는 거냐!!!! 내 눈엔 너가 미쳤다!!!!!! 그러실 거예요.

    여기서 중요한 건 님이 절대 꿇지 마세요. 져 주고 회피할수록 님의 어머니를 더 악화시키는 거예요.
    님이 할 일은 바로 인연을 끊어버리는 거예요.
    어머니에게 '나는 엄마 때문에 힘들고, 어릴 때도 괴로웠다.'라고 말씀 꼭 하시고,
    그 후엔 그 어떤 연락도 받지 마시고 엄마가 고쳐질 때까지 연락 안 받겠다 하세요.
    엄청난 후폭풍이 있을 거예요. 다 차단하세요, 카톡이든 문자든 전화든. 직접 보는 건 더더욱 삼가하기.

    저의 경우와 많이 닮아 계시고요, 제가 한 방법이었어요.
    집에 온 엄마가 어린 외손주들 앞에서 절 쓸모없는 인간 너 따위 안 낳았어야 했다, 맨날 하던 말로 그러셨어요.
    저 잘못도 없어요. 아빠가 바람을 피웠는데 엄마 왈, 아빠를 제 손으로 죽이고 싶다는 말을 듣고 싶어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래도 내 아빠이고, 바람피운 문제는 두 분이 해결하셔라, 나는 엄마를 잘 모시고 있고 싶다.' 이랬더니 막 날뛰시면서 '너 따위에게 내 몸 맡기지 않는다 뭘 모시고 자시고야? 허이구 미친X~ 너 같은 건 낳지 말았어야 해~ ㅄ아~' 이러신 거예요. 그게 한두번의 일이 아니죠. 당시 제 나이가 30초반.

    저는 무서운 얼굴로 소리지르며 '당장 여기서 나가!!!!!!!!!!!!!!!!!!!!!!!' 했어요.
    엄마가 깜짝 놀라더라구요. 이 ㅄ이 미쳤나? 그러시더라구요.
    제가 그래, 나 미쳤다, 너 같은 게 어미냐? 당장 내 집에서 나가고 두번다시는 오지마!!!!!!!!!!!!!' 하고 소리쳤어요.
    그리고 엄마를 끌어 현관밖으로 나가게 하고 문을 닫고
    그 밖에서 엄마가 막 욕을 하시는데 제가 노래를 룰루랄라 불러 안 들리게 했어요.
    당시 우리 엄마가 얼마나 그 난리신지, 첫째애도 말을 못 할 월령이었는데
    외할머니 안 보이는 데에서 저에게 손짓으로 외할머니 가라 그러라고 그럴 정도였어요.
    외할머니 안 와도 아이들이 왜 안 오냐 보고싶다 말 한 마디도 안 하더라구요.

    그리고 그 후 전화 수도없이 오고, 문자로 저에게 욕하고, 어미 앞에서 ㅄ같이 굴며 돈을 목적으로 굴더니
    어미 힘없어지니 바로 내친다고 넌 천벌받아 오늘 내로 죽는다고 협박을 하시더라구요.
    아무 답변도 안 하고 무시했습니다.
    그 다음은 스팸으로 걸었기에 뭐가 더 왔는지는 모르구요.
    그리고 한 몇달 뒤에 언니 번호로 '미안하다'라는 문자가 왔는데 그것 역시 무시했어요.
    언니랑도 완전히 끊었어요. 어차피 서로 멀리 살고 있어서 평소 자주 보던 사이도 아니구요.

    그 후 7년이 지나서, 언니 가족의 행사에서 어쩔 수없이 만났어요.
    사이좋은 친정 코스프레를 언니가 해야 했기에 언니를 도와주었지요.
    근데 그 날 만난 엄마가 완전히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서는 눈물을 흘리며 저에게 잘못을 구하더라구요.
    지금은 다시 연락하고 살은지 1년이 넘었는데
    40년 동안 평소 못 받던 사랑을 제가 듬뿍 받고 있어요.
    무려 김치도 담가준답니다.
    그게 늙어서 힘이 없어져 제게 기대려고 그런 척을 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완전히 변했어요. 머릿 속부터, 자식에 대한 개념 자체가 변하셨더군요.
    제 생각엔 그동안 최소한 정신과 약은 드시고 본인 스스로 치료하려고 애쓰셨던 것 같아요.

    글이 너무 길었네요. 제 이야기를 꼭 해드리고 싶었어요.
    전 몸이 아파서 다시 누우러 갑니다.

  • 13. ...
    '15.1.18 7:28 PM (61.102.xxx.119)

    원글과 댓글들이 마치 제 얘기인거 같으네요...ㅠㅠ

  • 14. ....
    '15.1.18 7:51 PM (49.50.xxx.237)

    세상에는 너무나 이상한 엄마들이 많다는것에 놀라고갑니다.
    엄마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 참 많네요.

  • 15. 편집성 인격장애..
    '15.1.18 8:19 PM (87.155.xxx.17)

    원글님...
    제가보기에는 어머니가 정신적 문제가 있어보입니다.
    편집성 인격장애라고 들어보셨나요? 한마디로 가정이 파탄이 나는 병이예요.
    위키백과에 잘 나와있으니 참고바랍니다.

  • 16. 그리고..
    '15.1.18 8:42 PM (87.155.xxx.17)

    주위에 아는 분이 원글님 어머니랑 똑같은 분이 계시는데요,
    그 분은 주위 모든 일가친척들과 인연끊고 외롭게 살고계신데요,
    전 세상에서 그 분이 제일 불쌍한 사람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나중에 알게 된 경악스런 사실은
    그 분이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분이 과거에도 주위 모든 사람들을 그리도 괴롭히다가
    주변 모든 사람들이 도저히 감당이 안되어 그 분과 연락을 끊은거랍니다.
    당연 남편 떠나가고 자식들도 키우면서 엄청 학대해서 지금 찾아오는 자식도 없구요.

    왜 주변 모든 사람들이 떠나갈까요?

    근데도 본인은 피해자코스프레를 하면서
    본인의 불행의 원인을 항상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전가하며 욕하며 사신다는겁니다.

    그 분의 욕을 들어보면..

    누구 때문에 내가 불행하다.
    누구 때문에 내가 이 고생한다.
    자식이 태어나는 바람에 내가 이 고생한다.
    항상 자신은 잘못이 없고 다 남탓만 한다는게 포인트인데요
    이게 바로 편집성 인격장애라는 겁니다.

    원글님 어머니도 남편과 자식들을 심하게 학대하시는 성향이 있으시다면
    아마도 과거에 주의 모든 사람들을 그렇게 대했다고 보심 됩니다.
    그리고 본인은 피해자 코스프레 하시는 거구요.
    속지 마시구요, 더 늦기전에 당장 아버님과 함께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가시길 바랍니다.

  • 17. 여기 더 자세한 내용.
    '15.1.18 8:42 PM (87.155.xxx.17)

    http://ko.wikipedia.org/wiki/%ED%8E%B8%EC%A7%91%EC%84%B1_%EC%9D%B8%EA%B2%A9_%...

  • 18. 분노조절장애도
    '15.1.18 8:43 PM (121.186.xxx.135)

    있으신 거 같구요.. 일종의 치매 상태입니다..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반발하시겠죠..

    저희 엄마가 편집성 인격장애 같았는데 아무도 어찌해볼수 없었어요.. 교통사고 후 못 걷게 된 후에야 피해망상형 치매로 판정받고 요양원에 모실 수 있었죠.. 다리가 멀쩡했다면 요양원에 절대 계실 분이 아니에요.. 6개월 정도 난폭하게 발작하더니 지금은 많이 순해지셨어요.. 약물 효과도 있고 적응도 된 듯해요..

  • 19. 엄마보다 강자가 되시면 됩니다.
    '15.1.18 10:40 PM (58.238.xxx.148)

    마흔이 넘어서야 저도 간신히 벗어난 입장입니다.
    상황이 너무 비슷해서 안타까운 마음에 구구절절 긴 글을 적다가 삭제했었어요.
    간결하게 팩트만 전달할 수 있다면 훨씬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서너시간쯤 지나고나니 명료한 생각이 드네요.

    어머니보다 강자가 되시면 됩니다.
    원글님 글을 읽으면서 학대아동이 어른이 되었을 때의 특성을 몇가지 보았어요. 물론 저도 그랬습니다.
    엄격한 자기 검열, 높은 도덕성... 머지않아 그 것이 버거워
    스스로를 파괴하고 싶은 폭력성으로 발전할 수 있어요.
    실제로 저는 자살기도를 3번 했었고, 세번째엔 거의 성공할 뻔 했었으니까요.
    사흘을 사경을 헤매고 일어나 죽는 것도 쉽지 않구나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
    철학, 심리학, 아동 심리학... 발달 장애, 어른 아이...
    공부를 하는 동안 제 자신을 만났고 쉽진 않지만 여러 단계를 밟아가며 극복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이제는 엄마의 폭언이나 폭행이 없다는 거죠.

    생각해보세요. 나이 사십의 아줌마가 길거리에서, 혹은 집 거실에서 친정 엄마의 전화를 받고 죽고 싶다고 느끼는 거... 이건 친정 엄마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제 잘못이죠.
    제가 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원글님이 제가 말하려는 것들을 염두에 두고 많이 고민해보시길 바래요. 책 읽는 것을 좋아하신다면 관련 서적을 읽어보시는 거 추천드립니다.

    어쨌거나, 저의 경우 친정엄마의 폭언이 마지막이 되었던 상황을 말씀드릴께요.
    그 날도 전화가 와서 본인의 두려움과 스트레스, 초조감에 쫓기듯 제게 무차별 폭언을 퍼붓기 시작했죠.
    한참을 듣다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며 침착하게 말을 꺼냈습니다.
    "엄마, 내가 엄마의 그 심정을 이해못하는 건 아니지만 부모가 그게 할 소리야?
    딸한테 나쁜년, 못된년, 천하에 독종같은 년이라니... 세상천지 어떤 부모가 자식에게 이렇게 상처를 주나?
    악담도 아니고... 이런 저주의 말을 자식에게 퍼붓는 부모가 이세상에 어딨어?"라고 되묻자
    당황한 엄마가 전화를 뚝 끊으시더군요. 5분 있다가 다시 전화가 왔길래 피하지 않고 침착하게 전화를 받았고
    자신의 처지를 해명하는 엄마의 말에 차분히 동의해주었습니다. 단, 그래도 자신의 분노를 자식에게 악다구니를 쏟는 형태는 명백히 잘못이라고 짚었구요.
    다행하게도 그 뒤로 다시는 그런 일이 없었고, 벌써 그 일이 2년쯤 된 것 같아요.

    잘 생각해보세요. 엄마의 인정을 받기위해서 착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그로 인해 생긴 엄격한 자기 검열과 도덕성때문에 괴로운 적은 없었는지...
    또 지금도 자신이 "나는 착한 사람이 되어야 엄마가, 혹은 어른들이 날 사랑해줄거야."라는
    생각을 하고 계신건 아닌지...
    그렇다면, 바로 그로 인해서 정면돌파를 하지 못하고 엄마를 피하는 것이고,
    자식이 부모를 기피하자 부모입장에서는 더 서운하고 더 끈질겨 질 수 밖에 없는거죠. 악순환 입니다.

    착한 딸이 되려하지 마시고 이쯤에서 공격을 해보세요.
    정공법으로 대등한 위치에서 측은지심을 가지고... 제 말이 참 모호하긴 합니다만,
    부디 스스로를 더이상 불행하게 만드는 짓은 하지 않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20. 원글
    '15.1.18 10:57 PM (106.243.xxx.226)

    모든 분들의 답변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ㅠㅠ

  • 21.
    '17.1.25 12:04 AM (219.251.xxx.51)

    좋은 글들 많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0864 중학교 전교 20등 정도면 일반고 vs 지역 자사고 - 어디가 .. 3 교육 2015/07/05 3,707
460863 새누리당유승민-초등학생도 이토록 왕따시키지는 않을것 집배원 2015/07/05 855
460862 6살 딸 아이 adhd 증상을 판단하기는 이르지요? 6 2015/07/05 4,319
460861 어제 처음으로 흑설탕팩하고 잤는데.. 8 dd 2015/07/05 7,188
460860 초3 아들 부진아라서 특수반 다니고 있습니다 며.. 5 또리또리또리.. 2015/07/05 3,675
460859 제주도 레몬 언제가 제철인가요? 5 레몬 2015/07/05 4,402
460858 미국에서 직구 - 비타민 2통 통관 문제 없지요? 2 쇼핑 2015/07/05 782
460857 노후준비 해놓으셨나요? 7 궁금 2015/07/05 3,255
460856 콩팥이. 즉. 신장이 안좋은 1 82cook.. 2015/07/05 2,134
460855 과속이나 주차위반등 과태료요 1 과태료 2015/07/05 940
460854 감사합니다^^ 22 선생님되고싶.. 2015/07/05 3,152
460853 자기건물서 장사하시는 분들은 별걱정없나요 3 oo 2015/07/05 3,179
460852 대법, '밀어내기' 남양유업 과징금 124억 중 119억 취소 .. 2 샬랄라 2015/07/05 1,164
460851 짝사랑이 지나니 . 3 2015/07/05 2,112
460850 시판 메밀장국 추천해주세요. 3 선배님들 2015/07/05 1,490
460849 "보건부, 문서 조작후 [무한도전]에 책임 전가&quo.. 6 샬랄라 2015/07/05 1,613
460848 오늘어떤 사람을 봤는데 1 ㅇㅇ 2015/07/05 1,217
460847 코막힘 비염약 효과있는거 추전좀ᆢ 4 약국판매약중.. 2015/07/05 2,759
460846 친동생이라 여긴 사람, 너무 큰 배신에... 54 처음본순간 2015/07/05 17,967
460845 요즘 뜨는 행정복합타운 건립 추진하는 동작구청의 작태를 보면 헐헐 2015/07/05 541
460844 돌전 아기 맡기고 해외여행 다녀오신분 있으신가요 28 애기 2015/07/05 7,911
460843 친정부모님 38 ㅠㅠ 2015/07/05 6,318
460842 수학을 과외 vs 그룹과외...고민이예요. 8 중1학년 2015/07/05 1,948
460841 제주 하우스귤 망고 체험 지금할 수 있을까요? 1 영이사랑 2015/07/05 1,211
460840 쌀벌레가 생겼는데 3 쌀벌레 2015/07/05 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