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결혼한 친구

갱스브르 조회수 : 927
작성일 : 2014-09-15 23:13:30

살다 보니 결혼한 친구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전화통화도 어쩌다 한번

남편, 아이, 기타등등의 역할이 끝이 없다

그래서인지 먼저 만나자 연락이 오면 더 반갑고 보고 싶은 바람도 크다

명절 끝...

대충 짐작은 했다

결혼 6년차로 접어들면서 드문드문 외로움을 얘기했다

경복궁을 무수리들처럼 이리저리 헤맸다

결혼도 아이도 낳아보지 않은 내가 이러쿵 저러쿵 토 다는 건 빈말에 지나지 않을 터

듣고 또 듣고 하다가 갑자기 매운 떡볶이가 먹고 싶다 한다

먹으면서 왜 고통을 느껴야 하나 회의가 들 만큼 맵다

그런데도 친구와 나는 젓가락을 놓을 줄 모른다

친구는 향초를 좋아한다

남편은 아이가 어리고 위험하다며 불을 켜는 걸 못마땅해 한다고 한다

그 한 마디에 친구가 느끼는 질식할 것 같다가 뭔지 단박에 들어온다

만난지 2시간여 만에 벌써 남편의 전화가 수어 통...

매운기도 식힐 겸 아이스크림으로 향하려던 우리의 발길은 중도에 멈춰야 했다

그냥 보낼 수 없었다

친구 남편에 대한 객기인지 근처 가게에서 작은 향초를 사 가방에 넣었다

혼자 있을 때 잠깐이라도 분위기 내라고 ...

사실 만난김에 영화 한편 보고 헤어질라 했지만 권하지 않았다

괜히 더 속상할 것이다

유일하게 결혼한 친구 중에 내 후회와 외로운 얼굴을 보일 수 있다

잘 살고 있지 못해라고 말해도 꺼림칙하지 않은 사이...

갑자기 친구 남편을 소개 받고 저녁을 먹던 지난 일이 떠오른다

자기가 바라는 건 살림 잘하는 여자라 했고 친구는 직장 그만두고 쉴 수 있다며 만족해 했었다

우라질..너무 일찍 시집 갔다

때마침 영화는 20대의 우정과 일에 대한 치열함을 담았다

흑백필름이다

이상하다

밤늦게 들어오는 길 오늘 낮에 있었던 경복궁에서의 뜨거운 볕이 먼 일처럼 느껴진다

냉동실에 먹다 남은 투게더 아이스크림이 있다

명절  음식 한상 눈앞에 놓고도 참았던 식욕이 터졌다

밤에 먹는 아이스크림은 최고다

친구의 향초엔 언제쯤 불이 들어올려나...

 

 

 

 

IP : 115.161.xxx.20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87456 염창희 너무 웃겨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7 ..... 2024/04/22 3,436
    1587455 실업급여 1 코난포비 2024/04/22 1,148
    1587454 대왕오징어가 맛없나요? 14 ㅇㅇ 2024/04/22 2,626
    1587453 아이가 거짓으로 속이고 핸폰시간... 2 흠흠 2024/04/22 1,040
    1587452 수원에 백내장. 녹내장 잘 보는 안과 추천해 주세요. 8 2024/04/22 694
    1587451 우리나라 해외취업 연 5천~6천명 5 ... 2024/04/22 1,220
    1587450 김경율 "한동훈 전위원장이 아무리 백수상태라지만..'ㅋ.. 5 맥이는거??.. 2024/04/22 2,401
    1587449 생리 오래하는 여성들 공통점이 있는 건가요. 24 .. 2024/04/22 6,511
    1587448 운동한다고 돈을 물쓰듯 쓰네요 12 운동 2024/04/22 5,058
    1587447 요새 야채값 내리니 부침개 8 부치기 2024/04/22 2,865
    1587446 디스크 아들 기숙사 침대에 깔 토퍼좀 추천해 주세요. 6 ㅁㅁ 2024/04/22 694
    1587445 영수회담 일방적 취소통보. 오히려 도화선될거라 생각되지않나요 12 .... 2024/04/22 3,681
    1587444 포도막염 있으신 분들은 증상이 어떠셨어요? 6 포도막염 2024/04/22 1,233
    1587443 눈치보지말고 강하게 특검추진하라 13 qwxc 2024/04/22 1,655
    1587442 눈물의 여왕 두배우 때문에 전 담주도 기다려 지네요 8 눈물 2024/04/22 2,566
    1587441 괴산 맛집 좀 알려주세요 4 점심 2024/04/22 813
    1587440 갑상선 정기검사 어디서 받으시나요? 5 ㄱㄱㄱㄱ 2024/04/22 936
    1587439 주식투자와 세금 5 오늘 2024/04/22 1,352
    1587438 몇달간 소식해온 결과 4 ... 2024/04/22 6,935
    1587437 제가 52세인데..... 30 ........ 2024/04/22 18,016
    1587436 尹 "중동발 불확실성 증대...국민 소통으로 대응&qu.. 11 000 2024/04/22 1,313
    1587435 뒤늦게 day6에 빠졌어요 15 ... 2024/04/22 2,936
    1587434 분노가 남편에게.. 9 마음 2024/04/22 2,059
    1587433 역시 실망시키지않는 굥정부 18 ㅉㅉㅉ 2024/04/22 3,681
    1587432 오늘 맥주 마실건데 6 2024/04/22 1,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