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늦게 퇴근하면서 광화문 잠깐 들렀어요. (스쳤어요... 가 맞나? ^^;) 천막 쪽에 사람들도 꽤 계시고... 며칠 전 집회에서 조리있게 말씀 잘 하시던 젊은 목사도 계시더라구요.
걍... 그랬다구요.
일상생활 하면서 늘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들 잊지 않고 있고... 마음은 거기에 가서 몇시간 자원봉사라도 하고 싶은데... 목구멍은 포도청이고, 체력은 저질이라... 그 쪽 지나갈 때 마다 아주 잠깐씩 기도하는 마음으로 서 있다 오는 게 다에요.
유민아버님이 기쁜 마음으로 단식을 끝내실 수 있도록...
가톨릭과 개신교 경전인 성경 어딘가에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가 나오지요. (다른 종교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을걸요)
외진 길에서 강도를 만나서 돈을 다 빼앗기고, 잔뜩 얻어맞아서 다 죽게 된 어떤 사람이 버려져 있었는데, 사회 지도층 쉽게 말해서 부자, 종교인, 관리 같은 높은 사람들은 그 죽게된 사람을 보고는 그냥 지나가 버립니다. 당시엔 상처 입거나, 곧 죽을 사람이나 죽은 사람을 만지는 것은 부정 타는 일이었고, 또 어딘가 숨어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강도들한테 지신이 당할까 걱정되어서... 그 사람이 죽던지 말던지 그냥 가버립니다.
그리고... 그 시대에 사람 취급도 받지 못했던 혼혈민족 사마리아인 한 사람이 지나가다가, 그 강도 만난 사람을 발견하고는 상처를 싸매서 자기 나귀에 태우고, 자기는 걸어서 마을로 옵니다. 그리고 여관에 그 사람을 뉘고 치료해 주라며 돈도 맡기고 갑니다.
이 이야기는 누가볶음 10:25~37에 나오는데요... 기독교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지요. "네 이웃을 사랑하라."
선한 이웃이 된다는 것... 종교 이딴 걸 떠나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인데... 멀쩡한 자식들을 그렇게 가슴 아프게 잃고, 스므날 넘도록 단식을 해서 뼈만 앙상하게 남은 부모들을 보면서... 선한 이웃이 되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해 봤습니다.
얼마 전에, 성당 다닌다는 어떤 분이 (교회 다니는 아주머니들은 이미 여럿 만났고요~) 김머시기 시인이 보냈다는 카톡을 받았다며, 읽어주겠다며 줄줄 읽더니, 자기도 세월호 특별법 반대한다고 하시더라구요. 뭐 세금이 어쩌고, 양도세에 뭐 특례입학이 어쩌고... 제가 빤히 쳐다보다가 한 마디 했어요.
"회의 준비나 하세요~ 양도세는 집값 잔뜩 올라서 팔 때 이득이 잔뜩 나야 내는 거지... 그 동네에 양도세 나올 집이 몇 채나 된다구... 게다가 거의 전세겠드만... "
아무 잘못도 없이, 여행길에 강도를 만나서 죽게된 사람이 더러운가요? 그 사람이 죄를 지었거나요? 사회에 물의를 일으켰나요? 그 사람이 우리가 가진 것, 돈이나 권리나 이권을 빼앗았나요?
왜...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자식 잃고, 억울해서 굶고 있는 사람들을 미워하나요?
왜... 그 불쌍한 사람들을 미워하도록 이간질을 하나요? (...사람 맞냐?...)
함께 살아가는 세상... 우리도 강도 만나면 다 뺏기고 죽도록 맞고 기절할 수 있는 건데... 서로 좋은 이웃이 되어 줘야죠.
적어도...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저 분들을 미워하면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