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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얼마나 지고 사세요?

무무 조회수 : 3,376
작성일 : 2014-07-26 14:36:56

날씨가 꼬물 꾸물해서인지...

꽤 짧지 않은 인생을 살면서 마음의 빚을 지워준 사람들이 불현듯 생각납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고물상 집 딸이었던 제 짝꿍은 가끔씩

보도 듣도 못한 희한한 장난감(?)들을 몰래 하나씩 들고 와 저에게

줬드랬습니다. 근데 전 그 짝꿍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다른 아이들이 제 짝궁이 지저분하다고 하니 저도 어린 마음에 대놓고 좋아라 하진

않았었죠. (고물상 집 딸이니... 지저분하다고, 당시엔 넝마라고 했던 것 같아요)

 

중, 고등학교 다닐 땐 그림을 정말 잘 그리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하면(말도 안 되는 꾸며낸 이야기) 옆에 앉아서 슥삭~ 슥삭~ 4B연필로

제 이야기 중 가장 결정적인(?) 장면을 즉석에서 그리는 친구였습니다.
정말 둘은 환상의 한 조였죠 ㅎㅎㅎ

근데, 어떤 이유로 무슨 사연으로 그 친구와 한 순간에 멀어졌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대학 다닐 때...

연극 동아리 지도 교수(저희 땐 동아리에도 지도 교수가 있었답니다 ㅋ)가 생각나네요.

그 땐 매일 매일 살벌한 시위, 집회가 아침, 저녁으로 있었던 80년대 후반, 90년 초반...

그 지도교수님 다른 건 기억 안 나는데 딱 한 번 가정방문을 ㅋㅋ왔었습니다.

그때 엄청 분해(?)마구 쏟아붓던 제게 약간 얼굴이 붉어져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집에 못 들어가면 집에 전화는 해 드려라!"

 

그리고 이렇게 저렇게 살며... 빚을 지고, 빚을 갚고 빚을 지고 잊어먹고

우째 우째 살아온 인생

 

82에서 잊을 수 없는 마음의 빚을 안겨 주시는 분들, 잊을 수 없는 분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알게 된 익숙한 닉네임들

(무무는 이런 글 쓸 때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ㅎㅎ)

잊지 않겠습니다.

 

어릴 적 잃어버린, 잊어버린 친구들을 이렇게 불현듯 생각하는 미련함을 자책하며

 

세월호도, 아이들도... 4월16일도...

하염없이 마음의 빚을 듬뿍듬뿍 안겨 주시는 82엄마당의 뜨거운 아줌니들 잊지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ㅎㅎ

 

 

 

 

 

 

 

 

 

 

 

 

IP : 112.149.xxx.7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무무
    '14.7.26 2:53 PM (112.149.xxx.75)

    빚은 언젠가 갚아야 하는것이고
    저도 갚는것을 깊게 생각하며 살아야겠네요.
    ----------------------------------------------------
    함께 할 수 있는 마음만으로... 죄송하단 말씀을 듣는 게 죄송해지네요 ㅎㅎ

  • 2. 너무 좋은 글
    '14.7.26 3:09 PM (14.36.xxx.208) - 삭제된댓글

    감사합니다.
    님 같은 분들이 계셔서 82가 아직 가치로운 공간으로 남아 있는 겁니다.

    저도 마음의 빚을 진 분들이 꽤 됩니다.
    그 분들께 직접 갚아드리지 못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열심히 하는 게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가끔 글 보면...
    무무 님 참 마음이 예쁜 분이시더군요.
    님 덕분에 힘을 얻고 살아가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리라 믿습니다.

  • 3. 무무
    '14.7.26 3:15 PM (112.149.xxx.75)

    님 같은 분들이 계셔서 82가 아직 가치로운 공간으로 남아 있는 겁니다.
    -----------------------------------------------------------------------
    반사~~~~~~~~~~~~~~~~~~~~~~~~~~~~~~~~~~~~~~~~~~~~~~^^

  • 4. ...
    '14.7.26 5:03 PM (223.62.xxx.94)

    82엔 멋진 분들이 엄청 많습니다...

  • 5. ...
    '14.7.26 5:35 PM (220.76.xxx.234)

    이 세상에 숨쉬고 살아가는 거 자체가 빚지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 6. 인생참
    '14.7.26 8:11 PM (119.206.xxx.207)

    지금까지 빚없이 살았음. 빌려주곤 살아봐도 빌려달란 소린 한번도 안해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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