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에서 오혜원,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너무 가식적이라 힘이 들어요.
물론 그걸 노리고 정성주 작가가 만든 캐릭터이긴 한데...
정말..화가 날 지경입니다.
돈이면 다 된다고 계속 속삭이는 악마..가 제일 꼭대기겠지..하는 자조적인 읊조림..
그러면서도 그 덫에서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아니 빠져나오기 싫은 욕망의 화신(?)인 그녀.
겉으로는 우아하고 매너 좋은 아트센터 부대표인 그녀가
실은 누구보다도 더 속물인게....이런 이중적인 속물근성, 보면서..막 부아가 나네요.
모르겠어요. 선재의 맹목적인 사랑도 어떤 색깔인지..
그녀를 보면 안고 싶고, 되지도 않으면서..그녀의 처지를 대변하고 싶고
혼자서 애닳아하는 모습이 안쓰럽고 쨘했었는데..
이젠 이 여우같은 아줌마, 혜원에게 막 휘둘리는 바보같아서 속상해요.
하긴 뭐...그게 또 인간의 감추어진 욕망이라면 어쩔 수 없죠.
이 드라마는 부정하게 사는 인간들의 허울좋은 외면을 그럴싸화게 포장하면서
속으로는 곪아터지는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나와서
그거 보는 재미가 쏠쏠해서 보게 되는데요.
어제는 조선족 아주머니가, 자기는 이래뵈도 돈 앞에서 아양 떠는거 못한다면서
그렇게 살고 있는 혜원을 가시방석에 앉게 하더니
오늘은 주차장 아저씨마저 아줌마~! 하고 소리를 버럭 지르면서 혜원을 무안하게 하네요.
그래요, 아줌마예요. 나이 40 먹은 누가봐도 아줌마예요.
그런데 20살짜리 선재한테 자꾸 마음이, 몸이 가고
그 녀석이 어깨동무하고 가는 새파랗게 젊은 여자애한테 질투심 폭발하고
찾아 온 선재한테는 오버스럽게 화내며 밀치고 난리도 아니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남편 앞에서는 뚱딴지 같은 소릴 하며 스스로를 철벽방어로 카바하네요.
남편은 알면서도 모른 척..자기에게 굴러 들어 온 이 천재녀석을 놓치면 안 되겠다는
속물적인 계산이 앞서고.,.
하나 같이 쓰레기네요.
그런 인간 군상들의 비뚤어진 모습을 불편한 시선으로 보고 있는 나 역시
조금은 오버랩되는 그런 모습들이 있는게 아닌가 싶어..뜨끔해 집디다.
드라마 보다 말고 답답해서 몇 자 적어요.
문제의 잤냐, 안 잤냐는 이미 별 중요한게 아닌것 같네요.
혜원이 저렇게 감정의 너울을 타며 갈팡질팔 하는 모습을 보니
몸 섞는게 그리 무슨 중요한 척도가 되겠나 싶어요.
이미...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것 같은데 말이죠..
그나저나, 그 선재 여친인가..그 애가 조금 불안하네요.
화약고에 불을 확~ 지를 스타일이라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