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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국어 설명

,,, 조회수 : 1,092
작성일 : 2014-04-07 16:50:28
미국에 사는 중국인 대학생인데
영어는 네이티브 수준이었고, 중국어 역시 잘 했고요.
근데 언어가 전공은 아닌데 한국 친구들 있어서 관심이 생겼다면서 한국어 공부도 하고 있더군요.
친구들이 보통 서너개 이상 언어들을 잘 하거나 공부한다면서 자기도 여러 개 많이 잘 하고 싶다고요.
스마트한 학생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공부한 지 몇 달 정도라는데 기간에 비해 한국어 수준이 좋았고 게다가 아주 정확하더군요.
어미 활용도 잘 했고 문장도 틀리는 법이 없어서 어휘가 부족한 것 말곤 지적할 게 없더군요.
자기 공부 노트도 보여 주고 하는데 취미로 하는 공부 치곤 자기 나름대로 체계를 세워서 꽤 알차게 공부하고 있었구요.
근데 제가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거나 한 경험이 없고
그냥 가끔 누군가 물어 오는 경우에 대답해 준 적 있는 정도지만  그래도  무엇보다 제가 국문 전공이거든요.
그래서 뭐 공부 떠난 지 워낙 오래긴 하지만 그래도 한국어 설명이라면 나름 자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저 친구는 제 문법적인 설명을 상당히 어려워 하더군요.
자기 나름대로 잘 공부하고 있던 것을, 어떤 질문을 했을 때 제가 답변을 하니 
오히려 어렵다고 하면서  여러번 설명해도 이해가 잘 안된다고.. 할 때가 몇 번이나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왜 이럴까 하면서 제 자신의 이런저런 실력들에 상당한 당혹감과 좌절을 느꼈어요.
물론 제 영어가 딸리는 것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한국어 영어 섞어 가며 서로 소통은 되는 상태였거든요.
여하튼 그러더니 어느 날 또 어떤 한국인과의 대화 후에 상대방이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를 질문했는데
저는 정말 작심하고 더욱 나름 아주 성의있게 답변을 해 줬죠. 문법적인 이유와 그 활용에 대해서 상세하게요.
그런데... 그러자 정말 으아~ 하는 듯이 너무 어렵다고, 혼란스럽다고 하면서 머리 싸매는 듯한 말을 하더군요.
그 질문사항에 대해서도 이해가 완전히는 안 된다고 했고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고.. 멘붕 온 듯이요. 
그리고 그 느낌이.. 뭐랄까, 지금까지 나름대로 재미있고 어렵지 않게 공부해 오고 있었는데
제 설명으로 인해서 한국어가 아주 어렵게 느껴진 듯한 것도 같았고... 그랬어요.
그래서 뭐 이렇게 저렇게 마무리하고선 대화가 끝났는데.. 
그 후로 저도 이래저래 시간도 없고 해서 오래 못 보긴 했는데 한참 지나 어쩌다 보니
그 친구는 다시 안 들어 오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저한테도 대화하거나 공부 관련해서 더 묻거나 할 생각이 
없는 건지 연락 없었구요. 뭐 젊은 친구이니 그런 건 상관 없는데요,  근데 정말 그 때 그러고선.. 
제 한국어와 문법 혹은 무엇보다 설명 실력 등에 대해 상당히..  당혹감을 넘어선 좌절을 크게 느꼈어요.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설명하고 가르친다는 것이 쉽지 않으리라고는 생각했 지만.. 대체  이유가 뭐였을까요? 
그 문제의 난이도 때문이었을지, 아니면 어떤 다른 이유가 있었을 수도 있을까요?  
IP : 175.252.xxx.6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take
    '14.4.7 4:59 PM (106.136.xxx.12)

    어려워요...
    저는 외국에 살고 한국에서 한국어교사 양성과정 따고 한국어 강사를 약 2년간 한 경험이 있습니다.
    한국사람으로서 한국말을 하는 것과 한국어를 가르치는건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외국어를 배우는 방식으로 한번 가르치는 법을 공부하면 그 방식대로 가르칠 수 있답니다.
    저는 교사 양성 코스보다는 실전으로... 윗 선생님 수업에 직접 들어가서 가르치는 방법을 배우면서 많이 공부가 되었어요.
    지금은 취직해서 회사 다니는데 아르바이트 같은거라도 함부로 한국어 선생님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유학 온 대학생들이 한국어 가르치는 아르바이트 하는거보면 신기해요.
    어떻게 가르치고 있을까... 하고.... ^^:

  • 2. ~~
    '14.4.7 5:12 PM (58.140.xxx.106)

    독일 사람한테 가르쳐 봤었어요. 그 사람도 나름 여러 교재 구해서 독학으로 기초를 다진 단계였고 아리랑티비 반복해 보면서 말도 꽤 하는데 회화연습 상대 정도의 선생을 구하고 있었어요. 여러 다른 언어를 배웠었기 때문에 문법을 공부하는 체계도 잘 잡혀있었고요.
    그러니까 제 역할은 주로 문법에는 맞는데 관용적으로 잘 쓰이지 않아 어색하게 들리는 표현이라든지 발음 어색한 거 지적해 주는 정도였는데
    처음에는 아는대로 문법적 예외라든가 연관된 다른 표현이라든가 세세한 것 까지 다 알려주고 했는데 그러다보니 많이 헷갈려하더라고요. 중요한 건 학생의 현상태를 잘 파악하고 그 단계에서 쉽게 소화할 수 있는 것만 추려서 알려주고 다른 내용은 다음 기회에, 그러니까 지금 배운 걸 연습을 통해 체화하고 난 다음에 알려주는 거예요. 그러러면 경험도 필요하죠.
    정말 우리말을 가르쳐보니까 영어나 독어를 배우고 한국말을 모국어로 하는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더군요.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나오는대로 쓰는 말이 이렇게 복잡 미묘한 줄 몰랐던 거지요 ㅎㅎ 그래서 샘해밍턴이나 따루같은 외국인들 말하는거 들으면서 감탄해요.

  • 3. ,,,
    '14.4.7 5:17 PM (175.252.xxx.226)

    아, 저는 그냥 좀 편하게 대화 반 공부 반의 상태였긴 한데, 그래도 저렇게 대답하고 설명하고 해 보려니 상당히 어렵고 난감할 때가 많더라구요. 어떤 건 아주 명쾌하게 설명된 것도 있었지만 또 어떤 것들은 조사나 어미가 문맥상 의미가 조금씩 달라질 때도 있었고 해서.. 정말 난감하고 대답을 한참 돌고 돌아가게 되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그런데 직업적으로 하신 분들도 정말 그러셨군요... 한국어가 어려워서인지 제가 요령이 없었어서인지 정말 한참 생각하게 만들었어요.

  • 4. 아, 결론은..
    '14.4.7 5:21 PM (58.140.xxx.106)

    '문법적인 이유와 그 활용에 대해서 상세하게요.'
    ---> 요걸 단순화 해서 배우는 사람 입장에서 받아먹기 좋게 한 입 크기로 나눠 놓고 한 끼에 한 입 씩만 주는 거예요. 잘 소화한 후에 다음 거 주고요. 어쩌면 국문학전공이시라 더 방대하고 상세한 설명이었는지도 모르겠군요.
    뭐 아무리 그래도 회화실력이 확 느는건 한국에 휴가 다녀온 것 만한게 없긴 하더라고요^^

  • 5. ..
    '14.4.7 5:24 PM (176.92.xxx.55)

    예전에 가르쳤었는데, 문법에 대해서 설명하다보면 오히려 혼돈 줍니다. 사실 한국인들도 미국인도 문법을 따로 배워서 한국어 잘하고 영어 잘하는게 아니라 계속 쓰고 쓴말 반복하다가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거잖아요.
    말씀하신 그 부분은 저도 가르칠때 느낀 점인데, 단계별로 꼭 알아야 하는 문법이 있거든요. 전 그 이외에는 '지금은 헷갈리니 몰라도 돼. 혹은 그냥 외워.' 로 밀고 나갔어요. 그리고 그 문법 설명할때 되면 그 때 본 그거 있잖아. 이렇게 이어 나가고요.. 그렇지만 그게 가능하려면 수업커리큘럼이 중요한데, 1+1+1.. 이런식으로 기본에서 시작해서 그 기본 벗어나지 않으며 복합해서 활용연습 계속 시키고, 계속 조금씩 범위를 늘려가야 하는것 같아요.

  • 6. ,,,
    '14.4.7 5:25 PM (175.252.xxx.226)

    그러게요. 가르치고 설명해 준다면 그 사람의 현상태를 파악했어야 한다는 말씀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저 경우엔 정말 제가 경험이 없었고 상대방이 사실상 초보인데도 하는 말들이 정확했다 보니까 제가 은연 중에 상대방을 과대평가해서 너무 어렵게 설명했었나 싶기도 하고.. 그런 생각도 들었었네요. 그리고 저도 정말 우리 말 잘하는 외국인들이 달리 보이기도 하더군요. 예전 미수다에 나오던 외국인들만 해도 도미니카 비롯해서 처음에 서툴던 이들이 점점 아주 잘하기도 하고 그랬잖아요. 그들도 우리의 영어만큼이나 한국어가 어려웠을 텐데 말이에요.

  • 7. 어려워요
    '14.4.7 5:28 PM (49.230.xxx.219)

    한국어 전공 따로 있잖아요.
    그리고 문법에 대한 설명보다 예를 아주 많이 주는게 중요해요. 예를들어 "느라고" 는 제약이 많은 문법인데 어떤어떤게 안된다고 설명줄때도 수많은 예를 같이 들어줘야해요.
    그리고 그 예는 가장 간단한 동사로 줘야해요.
    뭔소리냐면. 예전에 보니깐 어떤한국 사람이 -고 싶어요 설명하면서 대기업에 취직하고 싶어요를 예를 들던데ㅎㅎ 물론. 이로 인해 대기업, 취직하다등의 어휘를 늘릴수 있긴하지만.
    오늘 고 싶다를 배우고 싶으면 여기에 치중한 가자 단순한 예를 많이 주는게 낫죠. 밥 먹고 싶다, 화장실 가고 싶다, 사랑하고 싶다 등등,
    암튼 결론은 학생이 빨리 이해할수 있는 어휘안에서 다양한 예를 주는게 좋아요

  • 8. ,,,
    '14.4.7 6:11 PM (175.252.xxx.226)

    그렇군요.. 역시 정말 말씀들 들으니 뭐가 문제였는지가 느껴지고 파악되는 것 같아요..
    제가 너무 요령이 없었던 것도 같고요. 가르치는 일을 안해 본 건 아닌데 제겐 너무나 공기같은 우리말이라..
    게다가 아주 미묘한 상황에 따른 의미의 차이들에 대한 얘기였어서 상대방에겐 꽤 어려운 얘기였을 수도 있는데
    눈높이를 못 맞췄던 것 같기도 하고요. 해 주신 말씀들 전부 크게 도움이 되었네요. 모두 정말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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