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사무라고치 마모루는 십대 후반에 청각 장애인이 된 후에도
불굴의 의지와 타고난 재능으로 지금까지 여러 곡을 작곡하며
현대판 베토벤으로 불렸습니다.
히로시마 원폭 2세라고 하는데,
전세계 비핵화를 기원하는 히로시마 교향곡을 작곡,세계적으로 큰 명성을 얻었고요.
2008년 초연되고, 2011년에 음반이 발매돼 20만장 넘게 팔렸다고 합니다.
2011년 대지진 희생자를 위한 진혹곡도 작곡했고요. 이게 소나타 2번인가 그래요.
그런데 이 모든 게 순 뻥이었다니!!!
이런저런 의혹이 있었던 거 같은데, (이 과정이 속속들이 궁금) 대리작곡 문제를 다루려는 언론 발표 전날,
대리작곡을 실토했고, 오늘 17년 간 사무라고치의 곡을 대리 작곡한 사람이 직접 나서서 인정했습니다.
일본 남자 피겨 선수가 소치에서 이 사람 곡을 쓴다고 하니 자백(?) 했다는 설이 유력하고요.
더구나 이 사람 말로는 특별히 청력이 문제인 건 아닌 거 같다니... 속였단 얘기죠.
피아노 실력도 초딩에서 멈추었다고 합니다, 교향곡은 무슨;;;;
히로시마 원폭, 2차 대전의 상흔 - 청각 장애인이라는 비극 - 베토벤급의 인고의 노력 - 음악과 삶으로 온세계를 감동
누가 봐도 마음이 동하는 아름다운 드라마가 순 뻥!!! 다 뻥!!! ㅠ
고스트라이터가 등장하는 어지간한 단편 소설보다 더 박진감 넘치는 현실에 한국 피아니스트가 얽혔는데요.
작년인가, 손열음씨가 이 사람 소나타를 초연, 일본 순회 공연을 했죠.
얼마 전 라디오 방송에서 인터뷰와 함께 스튜디오 라이브로 들었는데...
한일 관계를 고려하면 선뜻 나서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사무라고치가 특별히 손열음씨를 지목하여
좋은 음악 같이 하게 된 거라고.... 대체 손열음은 뭔 죄 ㅠㅠㅠ
막귀지만 저 역시 작곡가의 배경을 알고 들으니 되게 훌륭한 건 모르겠으나 음악 더 애잔하고 그랬는데...
예술가의 사회적 욕망이 대체 무엇인지, 어떻게 그런 사기를 칠 생각을 했으며...
그럼 지금껏 사무라고치의 음악으로 알려진 음악은 원 작곡가에게 돌아가겠지만,
음악 그 자체로 인정받지는 못할 텐데,
결국 내가 들은 음악은 무엇인가? 21세기 베토벤의 감동적인 사연?
여러 생각이 들더군요. 대중과 미디어는 어떤 역할을 했나? 등등
푼돈 받고 대리작곡을 했던 작자와 이 사람의 그간의 관계도 참으로 궁금해집니다...
어처구니가 없으면서도 이런 사기 클라스에 감탄이 나오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