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상황에 조언이나 위로를 좀 주실분 계세요?

슬픔 조회수 : 1,711
작성일 : 2013-08-01 14:45:59

안녕하세요
도움이나 위로를 바라며 글을 써봅니다
저는 올해 32살..결혼한지 2년되었어요
제가 결혼하기전 부터 투병하시던 저희 아버지가
이제는 말기암으로..정말 하루하루 모습을 바라보기가
안쓰러울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아지셨어요

투병생활 하신지가 이제 5년정도 되다보니
돈도 돈이지만 가족들도 많이 지쳤습니다
아버지 투병 간호 하시느라 어머니도 많이 몸이 상하셨고
저는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에 계시는 아버지를
간병하러 1-2주에 한번씩 지방에 내려가서 금-일요일까지
있다가 오는 것이 거의 2년간 반복되다 보니
남편과의 사이도 그리고 시부모님과의 관계도 많이 악화가 되었습니다

남편과 시부모님께 잘하지 못하는 죄책감도 크지만
얼마 남지 않은 저희 아버지의 마지막길을 제가 지켜드리고 싶고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한으로 남을거 같단 생각에
지금까지 왔네요

그런데 최근에는 저도 많이 지치고..
정말 제가 크리스찬으로 이런 생각하면 안되지만
아빠가 가실때 저도 그냥 같이 천국가고 싶다..
그곳은 아무런 고통도 아픔도 없는 곳...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아버지의 상태에 일희일비 하며
회사일을 하고 있지만서도 마음은 아버지께 있습니다
이러니 저의 가정..남편과 제 사이는 멀어질 수 밖에 없고
제가 항상 우울하고 힘든 모습이니..이런 아내를
위로하다가도 이제는 남편도 많이 지친거 같네요

저도 정말 제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게 옳은건지도 모르겠고
더이상 써볼 항암치료제도 없고
보험이 되지 않는-한달에 400만원 든다네요- 다른 항암 치료제를
써볼 단계입니다. 저의 한달 월급을 고스란히 다 쏟아부어야 하는 액수이구요

제 동생은..이제 우리 할만큼 했다..누나도 할만큼 했다..
이럽니다.. 그냥 편히 가시게 하라고
더이상 연명치료 하면서 남은 가족들 힘들게 하지 말자고

정말 정말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처신해야하는지
너무 머리가 아프고 힘들어서 그냥 천국 가고 싶나봅니다

조언이나 위로..부탁드립니다.

IP : 203.244.xxx.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가
    '13.8.1 2:56 PM (76.94.xxx.210)

    위로와 함께 답 드릴게요. 그것도 명쾌하게.
    원글님, 하실만큼 하셨어요. 이제 손놓으시고, 원글님의 삶에 집중하세요.
    아버지께서 아버지의 병으로 인해 원글님이 불행해지는 것을 원하실까요?
    아픈 것도 서러우신데, 딸의 불행을? 그건 정말 아니예요.
    원글님 아직 아이 없으시죠? 있으시면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실 수 있으실 거예요.
    그건, 나는 아프고 괴로워도, 아니 그래서라도 내 자식은 행복한 거예요.
    부모의 마음은 그래요.

    충분히 하셨으니 이제 아버지 편히 놓아드리세요.
    지금 400만원 하는 치료제 쓰셔도 더 좋아지지 않으세요. 시간을 연장할 뿐.
    그런데 원글님, 아픈 사람도 계속 아픈 거 괴로워요.
    이제 그만 아프고 싶단 생각들 때 있어요.
    하물며 지금 원글님도 그러신데, 아버님이야 속으로 더 포기하고 싶으시겠죠.

    저 암환자예요. 아파봐서 알아요.
    많이 아플 땐 그만 포기하고 싶을 때 있어요.
    실제로 제가 쓰러졌을 때, 몸이 너무 편한 거예요.
    그때 정신이 아, 너무 편하다, 좋다 였어요.

    아버님의 마음을 제가 다 헤아릴 순 없지만
    저는 원글님과 아버님을 위한 길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란 책 읽어보세요.
    암환자가 쓴 이야기예요.

    부디 행복해지시고, 이제 2세도 갖으세요.
    나 다음에 제일 중요한 사람 이제 남편이에요.
    내 가정이 행복해야 부모님께 효도하는 거고요.

  • 2. 원글님도 그렇지만
    '13.8.1 2:57 PM (180.65.xxx.29)

    솔직히 남편분이 너무 안됐다는 생각드네요 . 입장바꾸면 5년이나 주말에 남편 혼자 시댁에 가고
    남편월급 몽땅 시아버지 치료비에 시아버지 돌아가시면 나도 같이 가고 싶다는둥 하면
    돌부처라도 돌아 앉지 않을까요? 앞으로 친정엄마도 있을거고 그때 마다 그럴거잖아요
    3자인 저도 한숨나오는데

  • 3. 플라잉
    '13.8.1 3:01 PM (61.79.xxx.194)

    아버지께서도 원하시는 바가 아닐지 싶네요.
    더 이상 하시려는 것은 본인의 욕심이라는 생각이...
    그냥 편하게 마음을 놓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여..

  • 4. 사랑과 성실
    '13.8.1 3:13 PM (1.245.xxx.110)

    남편한테 저도 집중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남편한테 잘하면 남편이 아내에게 더 큰 힘이 되줄거예요.
    남편과 서로 상의하면서 잘 마무리하시는게 좋을 듯 하네요.

  • 5. 이네스
    '13.8.1 3:19 PM (110.70.xxx.175)

    아버지가 원하시는게 무엇이겠어요? 자식이 행복하기를 바라사쟎아요. 크리스챤이면 성경적으로 시각을 넓혀보세요 여기서의 육신적인 정만으로 보지 마시고 아버지가 가실 그곳에 안식하시고 기뻐하실 것도 생각해보세요 어머니를 암으로 보낸 저도 혼자서 모든걸 했습니다 원글님은 짐을 나눌 형제도 있고 가정이 있으십니다 아버지와 같이 가고 싶다는 약한소리 하지 마세요 여기서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따님으로 몫을 다하세요 그리고 사이가 안좋아졌든, 남편과 시부모님은 안소중합니까?! 아버지는 하나님의 영광 가운데로 들어가시는 거에요 호스피스병동이나 요양원으로 모시세요 고통만 주는 치료가 아버지가 원하실까요. 몰핀으로 정신없이 만들고 각종 검사를 죽어가는 환자에게 매일같이 합니다 병원 수익을 위해서 ...의사들도 압니다 고칠 수 없다는걸요. 편안한 곳으로 모셔서 혼수상태가 되기전에 금쪽같은 시간을 보내세요 그리고 남편에게 정말 고맙다고 표현하시는게 어떨까요 익명게시판이라 드릴말씀을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 6. ...
    '13.8.1 3:25 PM (182.219.xxx.115)

    저도 남편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님의 일차적 가족은 이제 남편이예요.
    믿는 분이시라면서요. 아버지가 믿는 분이면 잠드시는 거예요. 예수님이 오실 때 영광의 몸으로 다시 살아난답니다. 썩어질 육체는 잠드는 거구요... 안식 안으로 들어가시는 거예요.
    할만큼 많이 하셨어요... 한 번 기도해보세요. 하나님은 님이 어떻게 하기를 원하시는지..
    님이 행복하게 남편과 사시는 게 아버지께도 더 기쁘지 않을까요?

  • 7. 그린티라떼
    '13.8.1 4:15 PM (27.35.xxx.123)

    전 의료진과 먼저 상의해보라고 말씀드리고싶습니다. 다른항암제를 써볼수있다면, 의료진과 상의해 생존가능성과 그밖의 여러가지문제를 놓고 얘기했으면하구요.

    또다른 생각도 듭니다. 만약 시부모가 같은상황이었다면, 남편분은 손놓고 있었을까요? 1,2주에 한번씩 내려가 주말간병이 아닌 일상이 간병체제로 돌아갈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년이잖아요. 물론 아버님의 병환으로 남편분과 시부모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다 하지만, 부모님이시잖아요.
    앞으로 오랜기간 매달리는것도 아닐테고, 살아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풀어나가면 되지만, 죽은 사람은 그렇지못하니까요. 조금 더 이해를 부탁드리는 심정을 간절히 표현했으면 합니다.

  • 8. 그래도
    '13.8.1 4:23 PM (112.149.xxx.111)

    여태까지 애썼는데, 막판에 소홀히 하면 그 한을 어떻게 푸나요.
    설령 남편의 섭섭함이 커져서 이혼의 위기가 온다 해도
    효도를 하다 그리된거니 점차 마음이 누그러질 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최선을 다하는 것도 아버님을 보내는 과정이에요.
    떠나신 뒤에 이런저런 후회로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보다
    할 수 있는 효를 다하는 게 마음정리 하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 9. ㅇㅇ
    '13.8.1 7:28 PM (118.148.xxx.80) - 삭제된댓글

    남편과 잘 사는게 아버지가 원하는거다....틀린말 아니고 맞는말이죠..근데 이상황에선 간신히 생명줄 붙들고 있는 아버지가 최우선이어야 하는게 맞지않나요.

    나를 키워준 나를 낳아준 부모님인데요..
    위에 그래도님 의견 동감합니다.

  • 10. 아름드리어깨
    '13.8.1 10:38 PM (118.176.xxx.163)

    혼자만의 아버지 아니잖아요. 동생도 힘들어하고.. 어머니도 힘드실테구요.
    원글님 혼자 결정하실 사항은 아니에요. 가족은 반대하는데 혼자 진행하면 나중에 남은 가족과의 사이가 악화될수 있습니다.

    2년가까이 항상 간병이 필요할 정도이셨으면 이것저것 많이 하신것 같아요. 가족분들 충분히 지칠만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4486 구더기 붙었던 주전자 3 ... 2013/08/12 1,652
284485 EBS내공냠냠문제집 2 내공냠냠. 2013/08/12 1,124
284484 더위를 먹었다는것이 이런증세일까요? 폭염 2013/08/12 835
284483 '댓글' 연루 민간인 수백명..9천만원은 '빙산의 일각' 7 세우실 2013/08/12 856
284482 암을 극복 할 수 있는 훌륭한 소식 19 dd 2013/08/12 4,396
284481 쨈 선물 좋아하세요? 7 복숭아 2013/08/12 1,141
284480 오크밸리가는길 들릴만한곳? 2 순이 2013/08/12 1,883
284479 굴욕이라네요 ㅎㅎ [동영상 첨부] 플로우식 2013/08/12 851
284478 엘지나 삼성 뚜껑형 김치냉장고 쓰는 분들.. 성능 만족하세요? 4 ... 2013/08/12 2,089
284477 날씨는 더운데 살은 더 쪘어요;; 6 .... 2013/08/12 1,937
284476 애 놓는다는 표현 25 말말말 2013/08/12 3,100
284475 공항내에서 식사 3 인천공항 2013/08/12 1,019
284474 카프카 '변신' 결말이 슬프네요 4 ... 2013/08/12 2,694
284473 베이비팡에서 지금 아기들 간식 저렴하게 파네요 dear04.. 2013/08/12 437
284472 법륜스님 법문 들으시는 분 있나요 5 생수 2013/08/12 1,773
284471 시동생과 남편의 생일모임 7 .. 2013/08/12 1,960
284470 중1 아이들이 지금 볼만한 영화 추천 부탁드려요 단체관람 2013/08/12 671
284469 탤런트 윤시윤 청년 보면 엄마 미소로 보게되요 7 잘모르지만 2013/08/12 1,506
284468 새신부 한복은 꼭 녹의홍상으로 색을 맞춰야 하나요? 14 커피앤티비 2013/08/12 2,966
284467 펀칭블라우스 사고 싶은데...... 1 ^^ 2013/08/12 957
284466 [원전]처벌할 것은 방사능 괴담이 아니라 정부 직무유기 참맛 2013/08/12 494
284465 냉장고가 고장난 거 같아요 ㅠㅠ 10 냉장고 2013/08/12 2,805
284464 님들은 회나 갑각류좋아하시나요 6 ... 2013/08/12 877
284463 대구에서 PT할만한 곳 어디가 좋을까요?(수성구) 체력체력 2013/08/12 1,544
284462 스탠드에어컨 20평형 쓰시는분 전기요금 어때요? 4 .. 2013/08/12 2,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