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식 낳고 후회한단 글보고

조회수 : 2,266
작성일 : 2013-07-31 08:14:26

불현듯 돌아가신 친정어머님이 생각납니다.

제가 4남매의 막내로 바로 위 오빠랑 7살 차이 났었지요.

그러다 보니 친정 어머님은 제가 중학교에 다닐 때 이미 할머니 소리를 들으실 정도로 나이

있으셨구요.

친정어머님이 늘 절 보면서 하신 이야기가 저걸 언제 키우나 였습니다.

당신은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는데 앞에서 철딱서니 없는 말이나 행동을 해대는 어린 제가

참으로 안타까우셨던가 봅니다.

늦게 난 막둥이 공부는 다 마칠 수 있을까, 결혼은 시킬 수 있을까.

당신 나이를 생각하면  그리고 그 당시 집안 형편을 생각하면 저를 키우는게 꿈같이 아득하게 느껴지셨나봐요.

다른 자식은 다 커서 직장이다 학교다 해서 다 나가고 없고 당신 옆에서

혼자 놀고있는 저를 말끄러미 보시곤 하셨지요.

그리곤 저를 가만히 끌어 안아 주셨어요.

나이 차는 언니나 오빠 보다 제 형제가 되어주고, 친구도 되고 장난감이 되어주셨던 늙고 힘없는 엄마. 

그래도 한번도 너를 왜 낳았는지 하는 말씀은 하지 않으셨어요.

한번도 너 같은 자식 낳아봐야 내 속을 안단 말씀도 하지 않으셨어요.

제가 똑똑한 딸도 아니고 그다지 예쁜 딸도 아니었고 그저 적당히 부모님 속도 썩이는 자식이었는데두요.

대신 늘 우리 막둥이가 우리 집안의 복덩어리다, 그래서 우리집 형편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라는 말을 하셨지요.

저는 자라는 동안 제가 복덩어리라는 그말이 진리인줄 알았어요.

지금은 단지 제가 우리나라 경제가 좋아지던 시기에 태어났을 뿐이란 걸 알지만요.

경제가 안좋던 시절 4남매를 대학 공부시키고 시집장가 다 보내신 친정부모님.

그리고 다른 부모님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네요.

나이 오십이 넘어도 그런 글을 보니 울컥 부모님이 그리워지는 시간입니다.

자식이 다 자라고 보니 품안의 자식이라는 말처럼 그래도 자식들이 작은 말썽거리라도 피우며 내 눈 앞에 있었던

시절이 너무너무 소중하고 그립네요.

 

IP : 71.224.xxx.10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저도
    '13.7.31 8:20 AM (121.169.xxx.246)

    아들래미땜에 정말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때가 많은데
    문득 드는 생각이 10년 뒤, 20년 뒤 오늘을 그리워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몸은 너무 힘든데
    마음은 참 행복합니다.

    난 엄마니까
    엄마 품에서나마 어리광 부리는 울 아들.
    제가 좀 더 넓은 품을 가지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그런 엄마 마음을 아는지
    아이도 조금씩 나이 먹어갈 수록 바르게 자라가는 모습이 보여
    행복하네요.

  • 2.
    '13.7.31 8:44 AM (175.118.xxx.224)

    저도 늦둥이 막내예요ᆞ저희 엄마도 힘들단 표현보단막내는 자식 중에 제일 안쓰럽다 그러셨어요ᆞ예뻐만 해주셨으니 어릴때 그 의미를 몰랐고요ᆞ나이 많은 부모가 어린 막내를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드셨을거란 짐작을합니다ᆞ요즘의 나이상관없이 활기찬 부모님들 새대가 아니시거든요ᆞ

    아직 품안의 어린 애기들 키우고 있고 아직은 많이 힘들지만, 내목숨보다 소중하고 완전한 사랑을 줄 수 있는 존재가 있는게 무한한 행복을 주는 것 같아요ᆞ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3247 사람잡는더위 공포가 느껴져요 1 ㄴㄴ 2013/08/08 1,044
283246 아랫층 실외기 소음문제 16 소음 2013/08/08 6,470
283245 나이 많은 싱글 자취생들.. 집에 가전, 가구 어느정도 갖춰 살.. 14 싱글 2013/08/08 3,330
283244 생리전후 증후근... 8 갱스브르 2013/08/08 2,350
283243 쌍둥이 집 방문할때 기저귀도 두개 사가야하는지요 5 2013/08/08 1,461
283242 여의도 중등 어학원 추천 부탁드려요 4 조카 2013/08/08 890
283241 어느 오피스텔로 갈까요? (선택 도와주세요~~) 11 외로운 여우.. 2013/08/08 1,568
283240 50만원선에서 선물 뭐가 좋을까요? 7 선물 2013/08/08 1,184
283239 머리에서 땀 많이 나면 탈모되나요? 6 ///// 2013/08/08 7,715
283238 이동식 에어컨 전기요금은......? ,,, 2013/08/08 1,389
283237 초파리감옥 만들고 초파리가 더 생겼어요 12 행복 2013/08/08 3,474
283236 돼지고기 비계는 정말 백해무익한가요? 10 궁금 2013/08/08 7,046
283235 반통짜리 수박은 어떻게 씻어요? 5 dd 2013/08/08 1,725
283234 안방에 와이파이가 잘 안터지는데 어떻게 해야되요? 8 어리수리 2013/08/08 5,198
283233 에어컨 없이 살고있는데 5 와우 2013/08/08 2,529
283232 무더운 여름밤, 괴담으로 식히세요~[괴담+스압주의] 103 아미 2013/08/08 34,062
283231 남희석씨 실제로 보신분 계세요 17 ... 2013/08/08 4,832
283230 듀스의 여름안에서 동영상 한번 보세요 9 옛생각 2013/08/08 2,204
283229 설국열차의 총리역이 인터뷰때 한 말 5 틸다의말 2013/08/08 2,560
283228 강남역 스테이크 뷔페 2 외식추천 2013/08/08 2,432
283227 글 읽다가 에어컨 온도와 전기세 2 전기 2013/08/08 2,415
283226 1 ㅇㅇ 2013/08/08 559
283225 현미밥과 아이스라떼로 다이어트 하네요. 14 이상한 다이.. 2013/08/08 3,632
283224 영어고수님들 buy, sell는 사람주어 수동태안되잖아요~ 4 영어 2013/08/08 1,469
283223 공유기 사려는데 저렴한걸로 추천 부탁 드려요 2 무식 2013/08/08 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