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나이먹어 친구먹기란 참...

원그리 조회수 : 2,403
작성일 : 2013-07-26 20:36:21
이래저래 나이먹고 가방끈만 길어진 독신뇨자인데요. 곧 마흔.
이제 겨우 자리잡고 편히 살만 하니 절친이 없네요.
제가 좀 호기심많은 다중이(?)라 이런저런 좋은 친구들이 많았는데요. 잘 놀고 수다 잘 떠는 친구들이나 심각한 토론 좋아하는 친구들, 쇼핑이나 여행에 미친 친구들 등등..
근데 이제 겨우 살만 하니 모두들 인생의 자잘한 갈래길로 각각 흩어져 버린 느낌이에요.
해외여행 절친은 저처럼 직업에 관심갖고 고군분투한 인생이 아니라 원래 집안이 럭셔리해서 암일도 안하는 탓에 제가 사회생활로 고민하는 걸 점점 이해하지 못하더니 바이바이 .
문화생활 좋아하는 잼난 친구는 예술계통 직업이 잘 안 풀려서 주저앉더니 칩거해서 안 나오고 삐딱선 타고 ㅠㅠ
같은 계통이라 수다 떨기가 잘 맞는 새 친구는 음식에 도통 관심이 없어서 만나서 식사할 때마다 스트레스가 쌓여요. 돈아깝다고 잘 안 먹고 돈도 없다고 잘 안 내려고 하면서 가방이랑 옷은 늘 명품 신상. 근데 시키면 자기가 더 많이 먹고...ㅋ
워낙 식도락 친구들이 많았고 저도 먹는 거 엄청 좋아해서 전 참..아쉬워요.
유럽으로 유학간 친구는 저랑 참 잘 맞는데 자리는 잘 잡았는데 경제적으로 쪼들리는지 그 흔한 스맛폰 하나 없어서 연락 취하기도 힘들고.. 어쩌다 한국 들어와도 돈 들어가는 문화생활은 같이 못해요. 제가 내 주는 것도 한계가 있고요.
이상은 여태 독신인 친구들이구요, 성격 무난한 친구들은 굘혼해서 가사육아하느라 정신없고요. 기혼 친구랑 만나는 게 더 편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역시 살림만 하는 친구들과는 공통화제가 적으니 대화가 깊어지지 못하네요. 제가 남친이라도 있으면 신선한 화제라도 생길 텐데.. 제 탓이죠 뭐 ㅠㅠ
같은 계통에서 건진 친구들은 거의 없어요. 전 원래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걸 유난히 싫어하고 배우거나 일하는 걸 좋아해서 전문지식 열심히 배워서 평생 전문직으로 일하려고 천천히 공부했는데 , (집은 대충 잘사는 편..)막상 시작해 보니 학문의 세계라기보다는 흙팀을 싸움에 남의 발목잡기에 몸로비에 그렇게 더러운 세계는 첨 봤습니다. 어쨌든
가방끈 긴 노처녀들은 대충 중간에 지치고 외로워서 필사적으로 소개팅해서 결혼해 버리거나 아님 아예 칩거해서 연구만 몰두하는 혼자서도 잘사는 히키코모리 타입들이 많아서 (아님 평생 교수 내연녀) 저처럼 어중간하게 즐기면서 늙어가려는 부류가 없는 거 같아요... ㅠㅠ
얘기가 옆길로 샜는데요..
제가 하고픈 말은요, 열심히 살아서 자리잡으면 독신이라도 행복할 줄 알았는데요 그새 다들 인생의 추구하는 노선이 어느샌가 달라져서 인생은 결국 고독한 건가 봅니다.
돈이 있으면 사상이 안 맞고 사상도 맞고 돈도 맞으면 멀리 있거나 시간이 안 맞고 ... 20대처럼 누군가 뭔가를 함께 즐긴다는 게 참 힘든 거 같아요. 백만장자가 되면 뭐하겠어요. 만약 친구들이 다 어렵게 살고 시간이 없고 사상이 맞지 않으면 다 쓸데없죠...
독신들끼리는 더 잘 안 맞는 거 같아요. 무난한 사람들이었다면 다수가 가는 길을 진작 걷고 있었겠죠 ? 그리고 은근히 서로 결국 누가 더 잘되나 보자 하는 심리가 있는 거 같아요 ㅠㅠ
물론 나이들어 친구관계의 어려움은 독신뿐만 아니라 기혼들도 예외는 아니겠지만요, 그래서 자신의 가족을 만드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사랑엔 관심많고 결혼엔 그닥 관심이 없었는데.. 인생이 이런 건 줄 진작 알았다면 전 일찍 결혼해서 애를 다섯은 낳았을 것을...ㅎ
그래도 인생이 고독했을까요... 한동안은 바빴겠죠? 이런 쓸데없는 푸념 늘어놓을 시간조차 없었겠죠..
숨돌릴 틈없이 치열하게 육아살림하시는 분들이 부럽네요.

IP : 126.214.xxx.4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
    '13.7.26 9:31 PM (112.149.xxx.111)

    그럼요.
    인간은 누구나 외로워요.
    학삐리의 세계가 더럽다 했는데,
    애엄마의 세계 역시 진흙탕이에요.
    여태껏 만나본 부류 중 젤 환멸을 느낀다고나 할까.
    남편과 친구처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행복한 일상을 누리기 제일 좋은데,
    문제는 그런 배우자를 만나는 건 전생에 나라를 구해야 가능한 거.

  • 2. 아는 언니가
    '13.7.26 9:50 PM (220.76.xxx.244)

    공부해서 자리잡았어요
    참부럽다고 생각했는데 아파서 잠시 입원해서 병문안갔는데 집안 모두 떠안아야하고 뭐...
    넘 쓸쓸해보여서 인생참 허무하다싶네요
    어디나 진흙탕인거 마찬가지거 같구요
    지금도 늦지않았으니 남자친구 만들어보세요

  • 3. //
    '13.7.26 10:34 PM (112.185.xxx.109)

    그러니 결국은 결혼은 해야 한다?? 하긴 남 해보는건 다 해봐야죠 아는 총각이 그카대요

    이혼 하는 한이 있어도결혼은 해야한다고

  • 4. 원그리
    '13.7.26 11:40 PM (118.8.xxx.204)

    윗님.. ^^;; 그래서... 그렇게 살아내고 있어요.
    근데 그게 쫌 허무해요. 먹는 거 좋아하는 친구와 먹기만 하나요 뭐. 여행간 친구와 한마디도 안 할수도 없고.. 대화가 통하며 같이 할 꺼리가 있는 사람이 덞었을 때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다는 거죠.. 남자들에 비해 여자들이 변화가 심한 거 같아요.
    참, 근데 쓰신 글 중에 배우자하고는 뭐가 맞으면 되는 거죠? ^^

  • 5. 원그리
    '13.7.26 11:44 PM (118.8.xxx.204)

    ㅋㅋ님 애엄마의 세계도 진흙탕이라는 것은,
    서로 경쟁하는 남이라서 그런 거죠? 머리커서 만난 이웃이라..
    절친과도 영원히 가기 어려운 마당에 친구같이 사이좋은 배우자라..전생에 나라는커녕 동네도 못구해서 ㅠㅠ

  • 6. ....
    '13.7.27 12:50 AM (110.12.xxx.132)

    원글님 글 보니 고개가 끄덕끄덕 왠지 같은 나이대일것 같다는..78...
    친구사이 이래저래 다 멀어지고.
    차이나면 꼬여있고.돈 좀 있음 허풍쎄고 말 안통하고.
    대화가 통하는 무난한 사람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인듯 싶어요.
    그리고 나이들어 깊숙히 사귀기도 참 어려운듯쉽고.
    전 결혼해서 아이둘 인데도.
    조용히 사는편이예요.
    별난엄마들...입만 떼면 다이어트 시댁욕 옷 겉치레 대화도 하루 이틀이지 질리고.
    뭔가 넘 답답하지도 않고,코드가 비슷한.? 사람은 결국 신랑밖에 없더라는.
    염장지르는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그치만 원글님같이 저도 유학까지 생각하다 중도 포기한 케이스라.
    항상 원글님 같으신 케이스 많이 부러워요.
    이게 내 팔자려니 빨리 맘 먹고 하루하루 소소한 행복을 찾아 살기위해 발버둥치죠.
    여친 말고.
    남자친구 만드세요...그런...저 같으면 문어발도 하겠어요.ㅋㅋㅋ부러워요..진정.자유가...맨날 꿈꿔요 결혼전으로 돌아가서 야무지게 그리고 화끈?하게 인생 살아볼 생각?
    암튼 배우자는 성격 본성..정말 중요하고.
    어떤 사람인지가 젤로 중요 그 담 성향..가족분위기...등등.
    친구하면 딱 좋을듯싶은데 말이죠.나이들어 만나기도 힘들고 기력도 딸리고...ㅋ

  • 7. 위천하양보야
    '13.7.27 1:36 AM (121.180.xxx.118) - 삭제된댓글

    위천하양보야 =외로움이 값진보배다
    역설적이지만이말을 새겨듣는1인
    미혼은 미혼대로 기혼은기혼대로 친구란게 겉돈다고합니까 그런것같습니다
    남친생기면 다정리되고 결혼하면 완전 정리됩니다
    평생갈 소울메이트하나면 인생행복한겁니다
    친구는 사정이맞아야친구되더군요 물론 마음속에 늘있는친구 있지만 물리적으로 힘들게되면 그것도 ...
    그리고 자식을 만약 낳게된다면 그또한 친구일지니
    결혼하게되면 미혼때 이런고민들 친구친구하던 모습들 다 희미해져갑니다

  • 8. 원그리
    '13.7.27 2:42 AM (118.8.xxx.204)

    좋은 글들 감사합니다
    근데 남친이랑 배우자 결혼이 다 해결해 주나요?
    전 안 그럴 것 같은데요... ㅠㅠ
    남편은 남편대로 갈등 덩어리..애물단지 아닌가요?
    원래 남자에게 많이 의존하는 성격이 아니라 ㅠㅠ 잘 모르겠어요. 달콤한 연애는 두어번 했어도요. 사랑은 식으니까요.
    앞으론 동성 소울메이트가 좋을 것 같은데. 물론 그게 남자면 금상첨화겠지만요.. 하늘의 별따기 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1479 생중계 - 민주당 천막당사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일요일인데도 .. lowsim.. 2013/08/04 997
281478 설국열차 방금 보고 왔는데요. 16 라이프 2013/08/04 3,576
281477 믿고 구할 수 있는 곰보배추 구매처를 알려주세요. 2 도움청합니다.. 2013/08/04 1,532
281476 초등학생에게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를 보여주려고 안달인가요? 8 2013/08/04 1,691
281475 에일리ᆞ유엔아이요 ᆞ외국곡 맞죠? 4 엄마 2013/08/04 2,138
281474 중국인이 하는 식당에서 먹어 볼 만한 음식이 뭔가요? 6 맛소금 2013/08/04 1,099
281473 설국열차, 더테러라이브 두 편 다 봤어요^^ 11 솔바람 2013/08/04 3,389
281472 이빨교정하면 많이 아픈가요? 9 ... 2013/08/04 2,971
281471 정수기 버리려고 하는데... 1 일요일 2013/08/04 1,750
281470 커피 핸드밀 뭐 쓰고 계세요? 모카포트 사보려고요... 9 곰3마리제주.. 2013/08/04 4,192
281469 대판 싸웠어요. 1 다툼 2013/08/04 1,284
281468 떡케익 추천 부탁드려요. 8 도움주세요 2013/08/04 1,726
281467 한여름에도 뜨거운 음식이 4 청정무구 2013/08/04 1,060
281466 다양한 장르의 책에 대한 서평 올리는 블로그 추천 부탁드려요~ 레몬머랭파이.. 2013/08/04 676
281465 아이엘이 어학원 2 영어 2013/08/04 5,675
281464 메이컵베이스 다음에 선크림 바르는건가요? 2 ... 2013/08/04 2,771
281463 아이들이 말을 안들어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 2 소리나 2013/08/04 1,098
281462 중국냉면 육수가 뭘까요? 5 냉면 2013/08/04 3,040
281461 군산녀 직업이 보험설계사였나요? 3 seduce.. 2013/08/04 4,800
281460 휴가 마지막날인 분들 뭐하고 계시나요? 2 ... 2013/08/04 984
281459 휴가기간동안 볼만한 드라마, 만화, 1 잔잔한4월에.. 2013/08/04 818
281458 롯데월드 근처 교통상황... 3 어느날문득 2013/08/04 1,686
281457 에어컨을 끼고 살고 있어요;; ... 2013/08/04 1,385
281456 결혼과 함께 시작된 새로운 고민들-지혜를 나눠주세요. 6 보리차친구 2013/08/04 2,037
281455 좀 단정하면서, 긴 원피스는 없나봐요 4 더워요 2013/08/04 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