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새누리당과 국정원을 구출해준 민주당의 무리수 [유창선 칼럼]

탱자 조회수 : 928
작성일 : 2013-07-21 23:21:33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돼 국가기록원에 보관 중인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관련 회의록과 녹음기록물 등 자료 일체의 열람·공개를 국가기록원에 요구하는 자료제출요구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요구안은 민주당이 먼저 제의하고 새누리당이 수용함으로써 두 당 사이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얼핏보면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문제의 대화록을 무단으로 공개하고 열람하며 그 내용을 날조한데 대한 민주당의 반격으로 보일 수 있지만, 현재의 정국상황을 놓고보면 그렇게 평가하기 어렵다. 

 

민주당의 의도와는 반대로, 국정원은 무단공개에 대한 면죄부를 받게되었고 새누리당은 국정원 정국을 NLL 정국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물타기에 성공을 거두는 상황이 되었다. 당초 논란이 되었던 것은 국정원이 자의적으로 발췌대화록을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열람시킨 행위의 위법성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대화록 전면공개는 국정원의 정치적 쿠데타로까지 받아들여졌다. 당연히 책임자에 대한 문책과 처벌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민주당이 대통령기록물의 열람과 공개를 선도하는 상황이 되었기에 더 이상 국정원의 그같은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또한 새누리당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문제로 조성된 국정원 정국에서 절대적 수세에 직면해있었다. 더구나 김무성 의원 등의 발언으로 지난 대선에서 대화록을 사전 입수하는 등 정치공작을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곤혹스러워 하던 참이었다. 국정원 대선개입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와 시국선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NLL 정국의 도래는 새누리당으로서는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으로서는 회의록 원문에 대한 열람을 통해 새누리당의 왜곡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어느 일방의 완전한 승리와 패배로 끝나기가 어렵게 되어있다. 앞으로 있을 열람 과정에서 국정원이 자신들이 보관중인 대화록 내용을 조작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면 모를까, 두 당 사이의 공방전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는 새누리당의 주장이 사실무근이었음이 확인되었다고 할 것이고, 새누리당은 표현만 다르지 결국 노 전 대통령이 그런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확인되었다고 할 것이다. 결국 해석의 차이를 둘러싸고 두 당 사이의 공방전은 계속될 것이다.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로 절대적 수세에 몰리던 새누리당으로서는 팽팽하게 공방을 펼치는 정국으로 전환되는 것은 결코 나쁘지 않다.  

 

여론은 NLL 대화록에 대한 국정원과 새누리당의 날조와 음해에 결코 넘어가지 않았다. 보수언론의 대대적인 지원사격에도 불구하고 국민 다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NLL 포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더 이상 대화록의 내용을 갖고 다투어 새누리당의 물타기 전략에 말려들 것이 아니라 불법적인 무단공개의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것이 맞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 문제에 집중하여 국민과 함께하는 투쟁을 벌이는 것이 옳았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말이다. NLL을 갖고 싸울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는 문제를 갖고 싸우는 것이 기본방향이 되었어야 했다. 새누리당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문제가 눈앞에 놓여있는데 왜 다른 어려운 문제를 갖고 싸우려하나.

 

그런데 문재인 의원은 회의록 공개를 제안하며 다시 불을 붙였고 중심을 못잡는 민주당 지도부는 회의록 열람.공개를 선도하여 결국 다시 NLL정국을 만드는데 앞장서 버렸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드러났던 민주당과 문재인 의원의 한계가 재현되는 듯한 느낌이다. 문 의원에게는 대화록의 진위를 가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명예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 그가 참여정부에서 서있던 위치를 생각할 때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이 중요한 시기에 그보다 더 큰 것을 보았어야 하지 않았을까. 결국은 자신들을 중심으로 보다가 전체를 놓치는 우를 다시 범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과정은 지난 대선을 복기하는 듯이 빼어닮았다. 여기까지가 문재인 의원과 민주당의 한계가 아닐까. 결국 7월 정국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NLL 포기니 아니니 하며 치고받다가 끝날 것 같다.

http://www.polinews.co.kr/news/article.html?no=180008

 

IP : 118.43.xxx.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탱자
    '13.7.21 11:23 PM (118.43.xxx.3)

    유창선씨의 7월 3일 컬럼인데, 20여일 전에 벌써 7월 정국의 상황을 보고 있었군요.

  • 2. 비단
    '13.7.21 11:42 PM (175.223.xxx.228)

    유창선뿐이 아니었어요.
    안철수 포함 생각있는 사람들은 국정원사건 물타기라고 걸려들면 안된다고 누누이 경고했는데
    박영선이 그리고 문재인이 덥석 물어버렸죠
    문재인은 아예 원본을 공개하자고 요구해서 남재준도 살려줬지요. 이 사람은 당과 따로 놀고 있어요 내내.
    원본을 까도 해석의 문제가 남아서 완패완승의 문제가 아닌데 쓸데없는데 시간 에너지 쏟고 있고
    요즘은 국정원보다 nll 이 화제의 중심에 있으니.
    민주당도 곤혹스러울 겁니다 지금.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2351 호텔 아침 조식에서 우리 애들.. 9 사과주스 2013/08/06 3,770
282350 임신하고 나니 더 서운하고 그러네요 2 임신 2013/08/06 805
282349 남자분들!! 여자친구나 애인이 먼저 뽀뽀하거나 안아주면 부끄러워.. 7 궁금한녀 2013/08/06 4,953
282348 크로아티아...페리 4 여행 2013/08/06 1,955
282347 현악4중주 6 베토벤 2013/08/06 858
282346 혼자 출산하러 왔어요. 28 쑴풍 2013/08/06 4,900
282345 많이 먹는 초1 딸.. 12 2013/08/06 2,299
282344 朴 심각성 인식못해, 영수회담 선행돼야 1 여왕 들러리.. 2013/08/06 606
282343 다 녹은 아이스크림 다시 냉동시켜서 먹어도 되나요? 6 ... 2013/08/06 13,948
282342 택배 ㅠ.ㅠ 2013/08/06 480
282341 kb 스마트폰 적금 나눠 드는 게 좋을까요? 3 적금 2013/08/06 1,271
282340 설국열차 볼때 양갱 사가란 놈 어떤 놈이여? 진짜...고소하고싶.. 13 보티첼리블루.. 2013/08/06 5,145
282339 수시 원서 상담합니다 도와주세요 1 고3 문과생.. 2013/08/06 1,216
282338 고속도로휴게소에서 간식 뭐좋아하십니까?&^^ 15 휴게소엣 2013/08/06 2,595
282337 신김치 처리법좀 알려주세요 5 왕포도 2013/08/06 2,286
282336 오로라에서 제일 봐줄 만한 건 나타샤~ 18 귀엽~ 2013/08/06 3,410
282335 스위스 여행중인데 싫증나요 67 푸른연 2013/08/06 18,343
282334 욕실 주방 항상 반짝반짝하게 유지하시는분 8 sss 2013/08/06 3,917
282333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이유가 밝혀졌다 2 무대뽀 정신.. 2013/08/06 2,395
282332 국베충이 어제 오늘 안오네요ㅋㅋ 6 비상대기 2013/08/06 648
282331 분당 시원한거 맞죠? 4 ㅎㅎ 2013/08/06 1,276
282330 배우자사랑 듬뿍 받고 사는 비결은 뭘까요..?? 63 ... 2013/08/06 19,185
282329 남편 1년간 여자동창과 은밀한 카카오톡을 즐겼더라구요. 79 999 2013/08/06 30,265
282328 등산가방 세탁기에 돌려도 괜찮나요?? 3 도와주세용 .. 2013/08/06 6,650
282327 맞춤형으로 2세를 출산할때가 올까요? 3 ㅣㅣ 2013/08/06 6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