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동아리에서 만난 남자를 짝사랑 했습니다.

짝사랑 조회수 : 3,296
작성일 : 2013-04-28 19:19:24
제목 그대로 동아리에서 만난 남자를 짝사랑 중입니다.

저는 작년에 대학 졸업반이였는데요, 대학 다니는 내내 동아리도 과활동도 제대로 해본적이 없어 아쉬운 맘에 친구 추천으로 작년에 암벽등반 동아리를 들었는데요, 그곳에서 본 남학생이 있습니다.

솔직히 키도 작고 그냥 평범한 동양 남학생이였는데요 (참고로 저는 외국에 나와있습니다), 매주 동아리연습을 하러 갈때마다 그사람이 자꾸 눈에 띄는거에요...

암벽등반동아리 인만큼 남학생이 많았지만 저는 그 사람만 보이더라구요. 그런데 중간에 들어가서 부원들이랑 어울릴만한 기회가 없이 저는 제 친구랑 가서 그냥 저희끼리 알아서 연습하고, 모두 아는사람들끼리 친한사람들끼리 뭉쳐서 연습하더라구요. 그래서 그사람한테 다가가거나 친해질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름을 알게되고, 다른 친구들 통해서 어떤 사람인지 알게될수록 더 궁금해지고 좋아지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 바람에 동아리 연습시간이랑 겹쳐서 동아리 모임을 계속 못나가게 되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그사람이 주도하는 암벽등반여행이 있다는 동아리 전체메일을 그사람으로 부터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용기내어 그사람에게 초보인 나도 그여행 가되 되겠냐며 답메일을 보냈죠.

답장이 왔는데 너무 친절하게 이것저것 설명해주며 아쉽게도 초보에겐 어려운 코스라고 하더라구요, 조금더 쉬운 코스들을 먼저 접해보고 가는게 안전하다고 하면서요...

그 메일이 뭐라고 전 그메일 하나에도 참 기뻤습니다.

그리곤 계속 그를 짝사랑 하는건지 자꾸 생각나곤 했지만 그후론 통 보질 못했네요...

그리고 해를 넘겨 약 한달전 쯤, 용기를 내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냥 도무지 어떻게 뜬금없이 접근할 방도가 없어, 뭔가 작은 서프라이즈를 해주고 싶었어요.

정확히 설명할순 없지만 제가 힘들었던 시기에 그사람한테서 힘도 많이얻고 그랬었거든요...

아, 그사람은 청각 장애인 입니다. 그런데 자기 전공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발휘하며 멋지게 산다고 주변에서도 소문이 자자 했거든요.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고 열심히 멋지게 살아가는 그 사람 존재조차로 전 힘을 많이 얻었던것 같아요. 동경의 마음이 사랑보단 더 컸다고 봐야죠...

아무튼, 친구를 통해 그사람이 일하는 곳을 알게되었고, 그곳으로 아주 작은 선물과 쪽지를 보냈어요. 뭔가 재미의 요소를 더하고 싶어 제 번호를 수수께끼로 만들어 보냈습니다, 좋아한다는 메세지와 함께요. 익명으로 보냈지만요... 실명을 밝힐정도로 용기는 없습니다 ㅠㅠ

그런데 그사람한테서 문자가 왔어요. 솔직히 내심 스토커라고 생각되면 어쩌지, 하고 걱정 많이 했었는데요. 정말 그날 하루 잠은 다 잤습니다.

이런저런 질문을 하다가, 그사람이 문자에 "커피한잔 하실래요?" 라고 보냈습니다 (영어로하면 자연스러운데 뭔가 한국말로 하니까 꼬시는 투가 되네요... 그런데 전혀 그런 느낌이 아니였다는 ㅠㅠ "Are you keen for coffee sometime?" 정도 였습니다). 하지만 안탑깝게도 그 문자 끝엔 "아, 그런데 참고로 전 만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라고 하더라구요... 그냥 친구로라면 만나서 커피한잔 하자고 선물에대해 그리고 그날 받은 기분좋은 서프라이즈에 대해 커피사고싶다는 말이였나봐요...

제가 알아본 결과론 여자친구가 없다고 들었기에 용기낸 거였는데 말이에요ㅠㅠ 전 절대로 임자있는 남자 넘보고 그런 여자 아닙니다... 솔직히 제 전 남자친구와도 다른여자때문에 헤어졌기에, 제가 겪은일을 생각하니 같은 여자로써 남의 남자 넘보는 그런일은 정말 사람이 할짓이 못되는구나 느꼈거든요... 에구...

아무튼 그리하여, 그사람의 커피제안은 정중히 거절 하였습니다ㅠㅠ 친구들은 겨우 커피가지고 바보같다고 하는데요, 제가 그사람한테 호감이 있는이상 그 만남은 그냥 보통 친구간의 만남이 안되는 거겠지요... 조선시대 여인의 생각이라고들 하지만 보수적인 제 머리에선 이게 맞다고 판단이 되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지난 1년간 끌어왔던 짝사랑을 이제 접기로 했습니다ㅠ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했지만, 그사람과의 기적같은 연락 주고 받은 몇일이 꿈만 같지만, 그리고 그 문자들 이후로 그사람이 더 좋아졌지만, 뭐 더이상 욕심 낼수가 없네요...

에구, 저는 이렇게 끝났지만 만약 그사람이 만나는 사람이 없었다면 우린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즐거운 상상도 해봅니다. 그러니 짝사랑 하시는 분들! 조금만 용기내세요!! 그럼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이 바뀔지도 모릅니다 : ) 모두 화이팅!!
IP : 222.154.xxx.21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타이밍
    '13.4.28 7:27 PM (1.233.xxx.54)

    타이밍 ...

    요즘 ... 타이밍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너무 슬프네요.
    제가요.

  • 2. 원글
    '13.4.28 7:39 PM (222.154.xxx.214)

    그쵸, 타이밍... 정말 사랑은 타이밍 인것 같습니다...

  • 3. 반지
    '13.4.28 7:42 PM (125.146.xxx.19)

    와 원글님 용기있으시네요
    그분도 멋진데 원글님도 멋져요
    다음 사랑은 짝사랑이 아니라 해피엔딩이길 바랄게요^^

  • 4. 원글
    '13.4.28 8:24 PM (222.154.xxx.214)

    감사합니다 : )

    저도 임자있다고 밝히는 솔직함에 이사람 정말 멋진 사람이구나 했습니다ㅎㅎ

    힘내서 더 좋은사람 찾아보려구요!

  • 5. 에고
    '13.4.28 8:52 PM (218.148.xxx.50)

    아쉬워라...

    그나저나 솔직히 여자친구 있다고 밝히는 거 봄 원글님. 정말 괜찮은 남자 좋아하셨나봐요. ^^
    담번엔 그런 괜찮은 남자가 원글님과 인연이 닿길 바래봅니다.

  • 6. ..
    '13.4.28 8:56 PM (110.70.xxx.29)

    제 옛날 추억이 생각났는데..여친있다고 밝히고나서도 뭔가여지를 주던 사람이 있었어요. 뭔가 애틋한 감성의 시를 선물이라고 보내주고?말이죠...그래서 제쪽에서 휘둘릴것 같아 끊어버렸었어요..밝힌다고 다 깔끔하진 않더라는...그래도 말해준것은 양심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일이 밑거름되어 남자보는 눈도 키우고 짐남편 만났고, 님도 좋은분 만나실거에요~

  • 7. 노아
    '13.4.28 10:39 PM (114.207.xxx.200)

    사랑은 정말 타이밍이예요.
    저도 혼자 동아리 선배를 좋아하다가 도저히 고백을 못하고 포기했는데 알고보니 그 선배는 제가 맘을 접기 조금전부터 절 좋아했고....전 맘정리하느라 피하던 중이었으니.....
    정말 타이밍이예요

    좋은분을 볼 줄 아시는 원글님이시니
    다음에 누군가를 선택하실때도 좋은분을 선택하실거예요.

  • 8. 멋지삼
    '13.4.28 10:56 PM (119.194.xxx.239)

    신선하신 분! 멋져요!!! 이 세상의 바람피는 사람들이 이 글 보고 좀 깨달음을 얻었으면 좋겠네요.
    원글님을 본받으시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48975 한국에서 영국으로 3 배송 2013/05/08 653
248974 딸내미가 썬글라스가 끼고 싶다는데요.. 5 초등2 2013/05/08 1,086
248973 조선시대 여인 가슴드러냈다는 조작사진올린 일베신고합니다. 6 일베박멸 2013/05/08 2,364
248972 내인생 최고의 사치품은 자식같아요 45 2013/05/08 16,456
248971 다음 내용이 궁금해보긴 오랜만이네요. 1 구가의서 2013/05/08 508
248970 가슴이 답답한 어버이날... 5 현우최고 2013/05/08 1,923
248969 경찰, 가정폭력 신고한 여성에 ”더 맞아야겠네” 2 세우실 2013/05/08 1,346
248968 15개월 아이용 반찬 만들 때는 간장, 된장 어떤 것 쓰시나요?.. 1 소쿠리 2013/05/08 623
248967 요가할 때, 브라가 자꾸 올라가서 불편한데 방법이 없을까요? 5 목돌아간여인.. 2013/05/08 2,064
248966 좀전 마트에 갔더니.. 남양...ㅋㅋ 42 ㅋㅋ 2013/05/08 17,439
248965 자투리 시간 이용해 용돈벌어요. 망구ㅋ 2013/05/08 1,277
248964 드림렌즈 문의 2 시력 2013/05/08 596
248963 주방용품이며 살림살이가 왜이리 많은지요! 5 주부 2013/05/08 2,025
248962 말린나물 불려 물기빼서 짱아찌 담그기 3 ㅎㅎ 2013/05/08 757
248961 외국에서 8년, 재외국민전형만 가능한가요? 1 수시입학 2013/05/08 1,050
248960 싱가폴로 해외이사! 한국서 꼭 챙겨가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5 이사 2013/05/08 2,308
248959 나인-선우는 침대에서 민영과의 그 달달한 기억도 없겠네요 15 과거에갇혀서.. 2013/05/08 2,979
248958 요즘 썬파우더 잘 안쓰죠? 에어쿠션으로 그냥 살까요? 5 자외선 2013/05/08 1,820
248957 내년 서울시장선거 박원순vs 진영? 5 ... 2013/05/08 887
248956 힘이 드네요 눈물만 나요.. 12 ..... 2013/05/08 4,043
248955 중학생 영어과외 3 ... 2013/05/08 1,584
248954 헉~이건뭐지? 1 봉자언니 2013/05/08 698
248953 딸의 무관심 4 부비 2013/05/08 1,779
248952 아랫집에서 우리가 소변보는 소리까지 다 들린다고 하네요 16 트리안 2013/05/08 14,173
248951 아이들 스마트 폰 규제 규칙 어떻게 되시나요?.. 3 중딩맘.. 2013/05/08 5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