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뇽하세요 혹시 기다리고 계신 분이 있다면 목이 좀 늘어나셨을까나요?
다음날이었던 어제, 예정에 없던 일이 생겨 종일 외부에 있느라 82접근을 못했답니다
일단 후기 적어보죠~
..님, 가고프다님, 안개비(주최자) 이렇게 셋이 모였습니다.
모두 여성이었고, 가장 고령;자와 가장 저령;자의 나이차는 4살차였습니다
장소는 연희동 일대였고 1차는 테라스가 있는 맥주집, 2차는 작은 이자까야였어요
비는 계속 추적주척 오다가 저희가 이동할때쯤이면 잠시 그쳐주고 헤어질때쯤에도 그쳤습니다
고마운 날씨였죠 술맛 한층 내주면서도 이동할때는 또 배려해주고~
셋중 한분은 회사에서 별명이 여운계 씨였다는데 살짝 탈렌트 홍은희 씨 필이 난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여성스러운 얼굴과 다른 단순쾌활한 성격이 반전~
셋중 한분은 외국 배우 누굴 닮았다고 두분이 몰아줬는데 문제는 그 배우 이름이 기억이 안 나서 못 씀;;
개성적인 마스크의 배우였던 것 같은데 이젠 하루이틀 전 일도 가물가물하네요~
셋중 한분은 조막만한 얼굴에 뚜렷한 이목구비, 만화 주인공 이미지인데 헐 나이보다 10살은 족히 어려보이더군요~
재밌게도 한분은 저하고 현재의 직업이 같았고, 한분은 저하고 과거의 직업이 같았습니다
82쿡, 조희연, 한명숙, 역사의 수레바퀴, 자봉&기부, 쥐닭, 녹조 등 누가 82출신(?) 아니랄까봐
벙개음주 테이블에서도 근래 민주시민(^^)의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을 주제로 이야기는 이어졌습니다
자리가 파할 때쯤엔 한분의 남친께서 친히 등장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빈손으로 오시지 않고 양손 가득히 다양한 종류의 화장품을 갖고 나타나셔서 환호를 받으셨구요~
두분이 참 편안하게 조화로워보여 보기 좋았답니다 인생의 동반자 같은 느낌 팍팍 들었어요^^
아쉽게도 3차까지는 가지 못했습니다
일단 주최자였던 제가 다른 분들에 비해 컨디션이 너무 저조했어요 다른분들은 말짱말짱~
전날 밤샘 마감한후 피로에 쩔어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고 뒹굴거리다 벙개친거라
슬리퍼 끌고 맛난안주 맥주 한잔 하려던 체력을 짜낸 건데,
갑자기 장소가 바뀌는 바람에 급샤워하고, 막히는 비오는 퇴근길 버스-택시 갈아타고 이동하며 일단
여분의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1차때 종일 빈속에 기름안주를 못 먹는 관계로 거의 생술만 들이켰거든요
게다가 1차 시작 직전에 받은 한통의 전화로 인해 명치에 뭐가 걸려있던 듯한 상태에서 자리를 시작한 것도
단단히 한몫 했구요 멘탈이 붕괴까진 아니더라도 멘탈이 혼미한 상태로 자리에 앉았던 게지요~
걱정과 불안이 생긴 상태에서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낼만큼 좋은 분들이셨습니다만,
거의 끝에 가서는 제가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몸이 이기지를 못해 신나게 합류하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뭐든 시작보다 마지막을 공들이는 편인데, 차분하게 인사하지 못하고 허겁지겁 안녕해서 죄송스러웠지만,
또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82쿡 회원님들께~
혹시나 여건이 되고 욕구가 있으시다면, 단지 용기만 없으시다면
82쿡의 여타 모임이나 오프라인 만남에 망설이지 말고 문 두드려 보세요
물론 소울메이트 찾기, 이런 식으로 처음부터 너무 좁고 높은 기대치를 가지면 모든 인간관계가 그렇듯
허망하다 여겨질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최소 그리 크게 차이 나지 않은 상식과 시비를 공유하고
이제는 망국 같다 못해 이국 같기도 한 고된 대한민국살이-중년살이에서 작은 시간이나마 실시간으로
나누고 연대하는 기분은 삶의 작은 활력소가 될 거예요. 반복되는 일상의 삶에서 순간의 스타카토처럼.
그러다 또 깊은 인연으로 이어지면 더할 나위 없고요.
어제까지는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짐작만 가능했던) 사람들을
내 눈앞에서 보며 반갑게 인사하고 웃으며 대화하는 기분, 괜찮아요. 좋아요.^^
설령 순간의 기쁨이나 인연으로 그친다 해도 무의미하지 않아요.
(반대로 이질감이나 외로움만 증폭된다고 해도 그것도 그리 겁내거나 피할 건 아닐 거예요)
인생은 경험하는 자의 것이라고 하는데 의미는 시간이 흐른 후에나 동반되는 것 같아요.
그러는 저도 일 없으면 일주일 내내 집콕하고 기분 따라 사람 하나 안 만나고 한달을 넘길 때도 있지만^^;;
요지는, 심신의 기력 더 쇠하기 전에, 기분대로 자신의 요구대로 살아보자!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벙개?ㅎㅎㅎ(퍽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