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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설겆이 안하고 미루는 친구

햇사과 조회수 : 3,527
작성일 : 2011-09-09 15:47:58

제 친구 하나는 설겆이를 제때 안 하고 미뤘다 해요.

특히 저녁먹은 설겆이를 그 다음날까지 안 하고 있다가 씽크대가 꽉 차서 그 다음 조리가

불가능할 정도가 되야 할 때가 많더라구요.

아침에 차 마시자고 불러서 종종 가서 뭐라도 도와주려고 하면

나 또 안치웠어ㅎㅎ 하면서 부엌에 못들어 오게 해요.

들여다보면 부엌에 설겆이 그릇, 뚜껑 안덮어 파리 날리는 반찬그릇들이 빈틈없이 쌓여있어요.

설겆이 뿐 아니라, 쓰리기 정리, 빨래,,그런거 항상 넘치도록 미루는거 같더라구요.

 

친구 흉을 보려는 건 아니구요..

첨엔 저렇게 해놓고 잠이 올까?

밤에 피곤해서 못 치웠으면 그거나 얼른 치우지 사람은 왜 불렀지?

저라면 절대 정리 안 된 상태를 남에게 안 보여주고 싶을텐데..이해가 안갔어요.

 

그런데 그 친구 장점이(내겐 없는) 있어요.

자기 하고 싶은 일, 취미 이런거 추진력있게 잘 하구요...

친하고 싶은 사람에게 먼저 잘 다가가고..

별 요리 안 해놓고도 손님 쉽게 잘 불러서 주변에 사람이 많고..

안 좋은일 맘 속에 오래 품기 보단 탁탁 잘 털고 뒤끝 없고,,

자기 치부나 약점을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잘 드러내고..

 

반면에

집 지저분하면 절대 누구 못 부르고,,

손님초대라도 하면 완벽하게 잘 하고 싶어 며칠 전부터 준비하느라 끙끙대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이래 저래 생각이 많아 미루기만하고,

내 약점이나 치부를 절대로 남에게 쉽게 안 드러내려고 하고,

별 일 아닌 일도 오래 품어 생각하는

저와는 참 다른 친구에요.

 

아무튼 나랑은 많이 다른 그 친구를 보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단점도

오히려 어떤 점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많이 다르니 첨엔 서로 이해가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

그냥 그대로 인정하고 조심하면서

친구로 잘 지냅니다.

어떨땐 그 친구의 그런 단순하면서도 추진력있는 성격이

참 부럽기도 합니다.^^

 

 

 

IP : 109.192.xxx.22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도
    '11.9.9 3:50 PM (203.251.xxx.40)

    좋은 친구네요 ^^ 사람의 장점과 단점이 손바닥과 손등처럼 붙어 있다는 걸 아는... 그래서 친구의 흠에서 장점을 잊지 않고 친구를 인정해 주시네요 님도 좋은 분이에요~

  • 2. ................
    '11.9.9 3:50 PM (118.34.xxx.231)

    성격이죠뭐..그사람에겐 설거지보다 수다떨고노는게 더좋은가부죠
    설거지야 언젠가 하면되지라고생각할수도있고.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는거지 뭐... 이상하지는않네요.

  • 햇사과
    '11.9.9 3:58 PM (109.192.xxx.221)

    그래요. 사람마다 우선순위가 다른 문제일 뿐이죠.
    근데 그 친구는 사람과 교제나 취미 같은게 우선이겠고
    저는 살림(?)이 우선...이라서 그렇다고 하려고 하니
    어떨땐 주부면 누구나 하는 살림 내가 뭐 그리 잘 하고 산다고
    다른 중요한 것들을 제대로 못해보고 사는거 같아 좀 아쉬워서 그래요^^

  • 3. *^*
    '11.9.9 3:59 PM (110.10.xxx.194)

    바퀴벌레, 초파리만 안 생긴다면야....별 상관없겠네요.....
    저도 친구분의 단순하면서도 추진력 있는 성격 부러워요......
    뭘 하나 할려면 몇달은 걸리니...원.....

  • 4. 무기력증...
    '11.9.9 4:09 PM (118.219.xxx.65)

    우울증이 있거나, 무기력증이 있어서 그럴수도 있어요.
    친구가 컴을 많이 하는 편인가요?
    제가 일 때문에 하루종일 12시간 이상 했었는데, 그때는 몸이 그렇게 천근만근 일 수가 없어요.
    전자파 때문일 수도 있고, 하루종일 정신이 일에 쏠려 있기도 했구요.
    집안 살림 말고, 해야할 일은, 마감시간도 보이고 하니, 해치워 버리는데,
    설거지는 저녁 먹고, 다음날 아침에,,,
    빨래는 널지 못해서, 또 헹구고, 또 헹구고....

    일 그만두면서 부터는, 아침에 온 집안 청소 싹 하고, 손님이 언제 와도 방금 청소한 것처럼,,
    설거지도 차츰 나아지다가, 요즘에는 미루는 법 없이, 바로 합니다.
    깨끗한 집을 보게 되면, 그게 좋아서, 습관처럼 해지더라구요.

    친구분이 지금이 그냥 그런 시기인가보다, 생각하시는 것이 좋을거 같아요.
    전 친구분과 원글님 성격 반반씩 섞어놓은 모양새에요 ㅎㅎ

  • 햇사과
    '11.9.9 4:23 PM (109.192.xxx.221)

    그 친구 인터넷도 안해요. 컴퓨터,tv 이런거 싫어해요.
    아침잠 없어 일찍 일어나고 밤 9시 반만되면 자야된데요.
    자기 좋아하는 일에 에너지 다 쓰고 방전된 밧데리처럼 팍 쓰러져 자나봐요.ㅎㅎ
    아무래도 환경때문이 아니라 천성인가봐요.
    말도 빠르고 목소리도 카랑카랑...
    반면 저는 차분히, 천천히 말하는 스타일...
    두 성격을 반반씩 갖고 계시다니 부러워요.

  • ㅋㅋㅋ
    '11.9.9 4:25 PM (118.219.xxx.65)

    좋은 점만 반반씩 갖고 있는 게 아니라,, 이거저거 반반 섞어져 있어요. ㅎㅎㅎㅎ

  • 5.
    '11.9.9 5:13 PM (218.55.xxx.132)

    원글이님 성격하고 비슷해요. 끙끙대고 못 미루고 그런데 친구로는 그런 털털한 친구가 좋더라구요. 저처럼 까다롭다 해야 하나 이런 친구들은 남의집 와서 평가를 잘하고 가요 속으로 평가를 하던 어쨌든 그러니 불편하고.. 그런 친구네 집 가면 뭐든 조심스러워서 불편해서 못있어요.. 털털한 친구네 집 가면 그냥 맘은 편해요

  • 햇사과
    '11.9.9 6:01 PM (109.192.xxx.221)

    그러게요... 저도 속으로 남 평가 잘 해요. 속으로요...
    그 집 가면 쫌 뒤숭숭 어수선해도 내색 않고 편하게 있다 오는데, 그 친구가 우리 집 오면 좀 안 편해하는게 보여요. 괜히 '나도 좀 치우고 살아야 되는데...'하면서...
    아무리 털털한 척 해보지만 다 보이나봐요.
    차이점은........저는 상대방 배려한답시고 털털해보이려고 가끔 안 치우는 척도 하는데,
    그 친군 그냥 자기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씸플한 성격이라는거...어찌 보면 배째라?ㅎㅎ
    친구한텐 내색 않고 이런데서 이렇고 있는걸 보면 제가 참 이중적(?)이네요....ㅎㅎ

  • 6. 쉰데렐라
    '11.9.10 11:27 AM (222.232.xxx.206)

    지난번 방송에서 봤어요.사람유형별로 구분할는데 청소안하고 완벽하게 치우지 않으면 손님초대 안하는 사람과 앉을 자리도 없는데도 무조건 놀러오라고 초대하는 사람,,, 저는 전자이지만 친구가 없어요, 남 부르기도 꺼려지고 또 준비안된집에 가는 것도 부담스럽고 차별이 아닌 차이라 생각하고 사람을 사귀니 좀 편해지더군요. 또 나이가 드니 남의 눈의식안하는 자유로움도 부럽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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